[理知논술/독서로 논술잡기]‘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상품화 - 대량생산으로 공업화된 농업

생태계에 미친 부작용은, 대안은 뭘까

사람들은 이 시대의 불행으로 도시화, 문명화를 지목한다. 현대인이 직면하는 인간성 상실, 공동체 붕괴 등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대안으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귀농(歸農)’이다.

여기서 귀농은 농촌으로 돌아가 자연과 조화로운 삶, 상생 순환의 삶을 찾는 것을 말한다. 귀농은 근본의 자리, 생명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논술과 관련하여 이 책 내용 중 다음 글을 보자.

(가) 자연을 거스르는 공업화 중심의 산업 문명과 이에 바탕 한 소모적인 삶의 양식이 환경 생태 위기의 원인이듯, 공업 생산 양식에 따른 화학화, 석유화, 기계화에 의존한 근·현대 농업 또한 생태 위기의 원인입니다. 우리 문명은 이제 그 한계와 위기 속에 처해 있습니다. 이는 현대 산업 문명의 한계와 위기가 현대 농업의 한계와 위기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44쪽)

(나)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행성이 아나마 아직 푸른빛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잡초, 그 야생초의 끈질긴 생명력의 덕분임을 생각하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잡초의 강한 생명력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기르고 있는 작물의 야성(野性), 본래의 자연스러운 생명의 힘을 잃어버린 것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90쪽)

인간의 문명은 생태 위기를 초래한다. (가)에서 문명은 현대 농업의 한계와 위기를 드러낸다고 말한다. 문명의 약탈적인 방식이 농업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농업을 공업 생산과 같은 방식으로 무리하게 강행한 결과 농업의 한계와 위기가 초래됐다.

(나)에서 문명은 작물의 야성, 본래의 생명의 힘을 잃게 한다고 주장한다. 문명은 작물의 야성만을 잃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 인간 자신의 야성을 잃게 한다는 사실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렇게 본다면 생태농업의 핵심은 작물의 야성 회복이 관건이다.

이제 스스로 논술 문제를 만들어보고 문제에 대한 답안도 작성해보자.

① ‘(가)에서 말하는 현대 농업의 한계를 밝히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시오’란 문제를 생각해본다.

대량 생산과 상품화를 위해 공업생산 방식을 강행해온 농업을 생각해보자. 물론 식량난 해결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결국 땅이 정당한 역할을 상실함으로써 생태의 위기가 야기된다. 반(反)생태적 농업 방식이 이제는 생태적 방식으로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생태적 농업 방식은 자연과의 조화와 순환에서 오는 생명의 안전성, 지속성을 실현한다. 그런 점에서 왜곡된 농업의 상처를 치유하여 농업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귀농’을 생각해보면 좋다.

② ‘(나)에서 의미하는 야성(野性)을 설명하고 작물의 야성 회복이 중요한 이유를 제시하시오’란 문제를 만들어보자.

(나)에서 말하는 야성은 야만성, 야수성의 의미가 아니다. 야성은 자연과 함께 하는 놀라운 생명력을 바탕으로 한다. 달리 말하면 자연에 적응하는 생명성, 즉 자연성이다. 야성은 인간의 문명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인류 문명은 야성의 건강한 회복을 통해 치유된다. 그런 의미에서 귀농을 통한 작물의 야성 회복은 중요하다. 작물의 야성 회복은 인간의 야성 회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대인에게 귀농을 권유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 작물의, 나아가 인간의 야성 회복을 외친다. 인간의 야성 회복은 삶의 중심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 소유의 가치, 물질적 가치로부터 생명의 가치, 존재의 가치, 정신적 가치로 이동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귀농은 직업의 전환이 아니라 삶의 전환이다. 정신적으로 풍요한 삶을 위해서 물질적 가난을 감수하는 ‘자발적 가난’이기 때문이다.

이도희 송탄여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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