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신학기 학습계획, 이번에도 또 용두사미?

  • 입력 2008년 2월 26일 03시 00분


《신학기가 성큼 다가왔다.

학생들은 설레는 마음과 큰 목표를 담아 의욕적인 학습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만에 이 계획이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매 학기 반복되는 시행착오의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학습 계획에도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일단 아이의 기존 학습계획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살펴보고 바른 처방을 내려야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1학기 학습계획을 짤 때 활용하면 유용한 정보를 소개한다.

○ 먼저 확실한 목표 수립을

계획을 위한 계획이 되지 않으려면 학습계획을 짜기 전에 무엇이 목표인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목표는 구체적이고 감성적인 것이 효과적이다.

‘명문대에 합격한다’는 막연하고 먼 목표보다는 ‘우리 반에서 1등 하는 친구보다 앞서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이고 다소 감성적으로 설정해야 동기 부여가 확실해진다.

아이의 꿈이 특정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라면 그 장소를 배경으로 찍은 자녀의 사진을 책상 앞에 붙이면서 목표를 시각적으로 구체화시켜 주는 것이 좋다.

학습 목표에서는 욕심보다는 실천이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자칫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면 며칠 되지 않아 쉽게 포기할 수 있다.

학습시간을 늘리려 한다면 △1단계-기본 생활리듬 유지하며 낭비 시간 줄이기 △2단계-기상 시간 유지하며 취침 시간 늦추기 △3단계-기상 시간 앞당기기 등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할 점은 학습 계획을 진도 위주로만 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게임, TV 시청 등 공부를 방해하는 요소들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인터넷 사용은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한다’, ‘게임은 주말에만 한다’ 등 생활 속의 약속이 학습계획 속에 포함되어야 한다.

○ 연령별, 능력별 맞춤형 학습계획을

연령에 따라 학습계획의 큰 틀도 바뀌어야 한다.

초등 고학년생은 당장의 학교 성적보다는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에 요구되는 공부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학습계획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3, 4월에는 학교 진도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데 중점을 두고 5월 이후에는 영어, 수학 등 전략과목과 취약과목에 대한 별도의 공부계획을 세워 실천한다.

중학생은 공부의 효율과 학교 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함께 높여야 한다.

특히 특수목적고 진학을 염두에 둔 경우 학습계획 수립단계부터 내신 성적과 전략 과목의 실력 향상 중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3월 말까지는 학교 진도를 당일 안에 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중간고사 3주 전부터는 과목별 약점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확인해 가며 시험에 대비한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오답노트나 자신 없는 문제 목록을 만들어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상위권은 심화 학습 위주로 계획을 짜고 중위권은 복습 중심으로 취약 포인트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공부하는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하위권은 예습 중심으로 계획을 만들어 수업시간의 활용도를 높이도록 한다.

공부뿐 아니라 생활 습관도 고려해야 한다.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학습량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공부 외에 어떤 일을 하든 시작 시간과 마감 시간을 정해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 부모님이 도와주세요

가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계획을 세웠으니 네가 알아서 하라’는 태도다.

자녀가 중학교에 진학했다고 해서 전적으로 공부를 맡겨두는 것은 곤란하다. 스스로 학습과 생활을 관리할 수 있는 아이들은 드물다.

아이들 스스로 학습 계획 수립과 실천을 주도하되 적절한 조언과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학습 욕구와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부는 아이 몫이니 부모는 결과(주로 성적)만 점검하겠다는 태도는 거부감만 불러일으키기 쉽다.

이 같은 태도는 좋지 않은 결과를 자녀의 의지 탓으로 돌리기 쉽고 자칫 자녀를 ‘핑계쟁이’로 만들 수 있다.

부모들은 “너 왜 계획대로 안 해”라며 자녀를 다그치기 전에 “그렇게 하는데 뭐가 문제니?”라며 자녀 혼자의 힘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이해를 먼저 표시하는 것이 좋다. 의지를 북돋아 주는 것이 학습계획을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는 지름길이다.

도서출판 ‘비유와 상징’ 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은 “결과와 과정 모두를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되 부모의 관심을 자녀가 간섭으로 받아들여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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