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예비초등생 우리 아이, 3가지는 꼭 챙겨야죠

《올해 둘째 아이 하연(7·여)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주부 신수아(38·부산 서구 서대신동) 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신 씨는 딸이 낯선 학교 환경에 적응 못하면 어쩌나 불안하기도 하고

불안부터 치열한 경쟁에서 또래보다 뒤질까봐 고민이다.

그는 또 “하연이가 한창 이갈이를 하고 있어 앞니가 모두 빠졌는데,

행여 다른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한다.

예비 초등학생을 둔 부모의 마음은 어린 자녀를 물가에 보내는 심정일 수밖에 없다.

예비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을 위한 필수 정보를 알아본다. 》

한글 읽기 연습

숫자 읽고 쓰고

시계 볼줄 알게

○ 한글 읽기, 숫자세기, 시계보기는 필수예요

한글을 잘 몰라도 교과과정을 익힐 수는 있지만 자칫하면 입학 초기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예비 초등학생을 둔 부모는 자녀가 입학하기 전에 한글 읽기만큼은 제대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한우리독서논술연구소 양윤선 연구원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의 동화책으로 함께 책읽기를 하면서 한글 읽기에 자신감을 붙여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쓰기 연습까지 한다면 더욱 좋다. 받아쓰기 연습을 하면서 아이들이 틀리기 쉬운 글자의 획순이나 연필 잡는 법을 함께 지도하면 효과적이다. 0부터 50까지의 숫자를 읽고 쓰는 법도 미리 익혀둬야 한다.

숫자의 크기와 개념 정도는 알아야 덧셈 뺄셈 등을 배울 때 큰 어려움이 없다. 숫자세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는 나무나 자동차 같은 생활 속 구체적 사물을 이용해 수의 의미를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계 보는 법을 익히게 하고 아이의 방에는 항상 시계를 놓아둔다. 입학 후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 등이 얼마나 되는지 시간 개념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생활습관을 바꿔주세요

사실 초등 1학년 교과과정은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일선학교의 교사들은 무엇보다 부모들이 자녀의 생활습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입학 후 아이들이 가장 애를 먹는 것 중 하나가 의자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것. 활동위주 프로그램이 많은 3월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기 시작하는 4월부터는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훈련이 안 된 아이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화장실 환경이 집과 달라진다는 것도 신경 쓸 부분이다. 일부 학교 화장실은 좌변기가 아니어서 아이들이 용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서울 면중초등학교 신세경(38·여) 교사는 “달라진 화장실 환경에 적응 못해 입학 초기 변비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며 “입학 전에 집과 다른 환경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연습을 미리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선 안 되는 일을 미리 구별해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줄 서서 기다리기, 복도나 계단에서 뛰지 않기 등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지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의 등교시간은 유치원보다 한 시간 정도 앞당겨지는 만큼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고, 학교에서 책이나 필기구 실내화 주머니 등 소지품을 챙길 때 어려움이 없도록 아이가 자기 물건은 스스로 정리하고 정돈하는 습관도 길러줘야 한다.

부모들은 통학로를 자녀와 함께 걸어보면서 혼자 통학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줘야 한다. 또 집주소와 전화번호, 가족 이름 등은 외우도록 하고 등하굣길에 낯선 사람을 따라가는 일이 없도록 교육하는 것도 필수다.

○ 급격한 환경변화, 건강 미리 챙기세요

아이들의 건강이 낯선 환경에서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입학 전에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이 예방접종이다. 우선 흔히 BCG로 불리는 결핵예방접종을 했는지를 확인하고 DTP로 불리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와 소아마비 예방백신도 추가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홍역과 볼거리, 풍진 백신은 입학 후 학교에 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가까운 보건소나 병의원 등에 문의해 예방 백신을 맞고 증명서를 발급받아 놓도록 한다. TV나 컴퓨터 사용으로 부모가 모르는 새 시력이 나빠지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아토피 등 질환은 입학 전에 이비인후과나 피부과의 진단과 치료를 통해 학교생활에서 아이가 위축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학교생활이 시작되면 학교 일과와 학원 수업 때문에 충치 치료에 충분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 가급적 입학 전에 가까운 치과를 방문해 치료를 하고 양치질 습관 등 관리를 잘 해 방학 동안 집중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권민주(23·서울대 외교학과 4학년) 이새봄(24·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