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돈 많아야 자식 발길 잦아”… 인구학회 학술대회

  • 입력 2007년 12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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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사는 부모와 자녀의 접촉은 매우 뜸한 편이지만 부모 소득이 높아질수록 접촉 빈도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앞으로 10여 년 후에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40%를 50세 이상 고령자가 채울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한국인구학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 학회의 후기학술대회에서 이처럼 흥미로운 2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따로사는 어머니 찾는 횟수

주1회 27%… OECD중 꼴찌

정재기 숭실대 교수는 ‘한국의 가족 및 친족 간의 접촉 빈도와 사회적 지원의 양상’이라는 논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한국만이 유일하게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와 만나는 횟수가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2004년 한국종합사회조사와 2001년 세계 20여 개국 3만3000여 명이 참가한 국제사회조사(ISSP) 결과를 토대로 정 교수는 부모의 소득, 교육, 연령, 성별, 결혼 상태 등에 따른 자녀와의 대면 접촉 빈도를 계산했다.

이 논문은 “분석 결과 부모의 소득과 자녀 접촉 빈도의 관계는 한국이 유일하게 유의미한 양(+)의 관계로 나타났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친족 관계는 정서적 성격보다 도구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자녀들이 동거하지 않는 어머니를 1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나는 비율은 조사 대상 27개국 중 최하위인 27%로 나타났다고 이 논문은 덧붙였다.

중-고령인구 대졸비율 급증

미래 노동시장 대변혁 예고

김태헌 한국교원대 교수 등 3명의 연구자가 발표한 ‘장래 고령인구의 학력과 경제활동 지위 전망’ 논문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향후 일터에서 50대 이상 고령자들을 더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2005년에는 남성 경제활동참가자 중 20∼39세의 비율은 47%로 절반에 가깝지만 2020년에는 35%로 떨어진다. 반면 50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26%에서 2020년 40%로 급상승한다.

중·고령 인구의 학력도 향상돼 50∼64세 남성 중 대졸 이상 비율은 2005년 현재 18% 수준이지만 2020년에는 3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고령자에 대한 고용 정책은 이들의 낮은 학력을 감안한 사회적 일자리에만 초점을 맞춰 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정책이 유효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구-세대규모 갈수록 줄고

집은 커져 미분양 양산 우려

장세훈 동아대 교수의 ‘가구 구성 및 주거 실태를 통해 본 주택 공급의 재편 방안’ 논문에 따르면 홀로 사는 1인 가구의 비율은 1980년 4.8%에서 2005년 20%, 2인 가구는 10.5%에서 22.2%로 급증했다. 그러나 6인 이상 가구는 29.9%에서 3.3%로 격감했다.

장 교수는 “이처럼 가구의 규모가 줄고 구성도 단출해지는 데 반해 공급되는 주택의 규모(크기)는 커지고 있어 앞으로 미분양 사태가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최진호 아주대 교수는 ‘최근 한국 인구이동의 특징과 변화’라는 논문에서 “2000년 이후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 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최근 30여 년간 서울 등 수도권으로의 순유입 인구는 △1975∼1980년 97만1000명 △1985∼1990년 92만5000명 △1995∼2000년 24만9000명 등으로 줄어들다가 2000∼2005년에 53만9000명으로 다시 급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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