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와 환경보호를 위한 합성세제의 대국민 호소문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결혼 8년차인 김연화(38·서울 강서구 등촌동) 씨는 합성세제를 쓸 때마다 고민이다.

빨래나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 합성세제가 환경과 인체에 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안 쓰자니 때가 빠지지 않는 것 같아 기분이 찜찜하다.

반상회 때 모인 같은 아파트 주부들도 “합성세제는 써도 고민, 안 써도 고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합성세제의 해로운 점은 알고 있지만 그 효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대다수 주부를 위한 실용적인 세제 정보를 알아봤다.

○ 합성세제는 적정량만 사용

주부 윤영순(40) 씨는 세탁기 한 번 돌릴 때마다 가루 세제를 평균 3스푼을 넣는다. 1, 2스푼이면 충분하다고 설명서에 적혀 있지만 때에 찌든 옷을 빨려면 세제를 충분히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적정량보다 세제를 많이 쓴다고 해서 때가 잘 빠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합성세제에서 때를 빠지게 하는 기능은 계면활성제가 담당한다. 세제 표준사용량은 계면활성제가 지방 때를 잘 분리시키는 농도 부근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세제를 많이 사용해도 세척력은 증가하지 않고 수질오염만 가중시킬 뿐이다.

서영희(32) 씨는 빨랫감을 세제에 한나절 담가 놓는다. 그러나 오래 담가 놓을수록 세제가 옷감 깊숙이 침투해 여러 번 헹궈내도 세제가 남아 각종 피부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요즘 많이 판매되는 효소세제는 섭씨 50도의 물에 3시간 담가 놓았을 때 세척력이 가장 뛰어나다.

○ 비누로 애벌빨래 후 세탁기에 넣어 주세요

비누는 동물과 식물에서 나온 유지로 만드는 반면 합성세제는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독성이 강하고 물에 잘 분해되지 않는다. 비누로 애벌빨래를 한 후 세탁기에 넣어 주면 합성세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곡물, 야자유, 설탕 등 천연원료로 만든 친환경세제를 사서 쓰는 주부들도 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친환경세제는 일반 합성세제에 비해 평균 2, 3배 비싸지만 고정적인 수요가 있다. 아직 국내에서 친환경세제 인증이 따로 없기 때문에 친환경 정도를 정확히 알기 힘든 것이 단점이다.

최대 7년간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농작물로 만든 유기농 세제도 수입 판매되고 있다.

유기농세제 수입회사 네이쳐본의 장이식 대표는 “유럽에서는 각종 방부제와 형광표백제가 포함된 합성세제의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면서 “선진국 소비자들은 눈에 보이는 얼룩보다는 보이지 않는 유해물질이 더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세탁용 천연비누 직접 만들어봐요

번거롭지만 직접 집에서 천연 세탁 비누를 만들어 쓰는 주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천연 비누는 초보자가 만들기 쉽지 않고 잘못 만들면 오히려 인체와 환경에 해를 줄 수 있으므로 재료와 사용량을 정확하게 알고 만들어야 한다.

○재료: 대두유 1000mL, 코코넛오일 700mL, 팜오일 800mL, 쌀뜨물 1500mL, 가성소다 600g, 설탕 150g, 물 600mL, 뜨거운 물 900mL

○만드는 법

① 큰 스테인리스 용기에 대두유, 코코넛오일, 팜오일을 넣고 섭씨 80도로 가열한다.

② 다른 스테인리스 용기에 물을 넣고 가성소다를 녹인 후 80도로 가열한다. 비누는 고온에서 만들어지므로 모두 스테인리스 용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③ 블렌더로 ①과 ②를 섞어주면 휙 부풀어 오른다.

④ 설탕을 뜨거운 물에 넣는다. ③에 설탕물을 넣은 후 약한 불로 가열한다.

⑤ 마지막으로 ④에 쌀뜨물을 붓고 잘 섞은 후 고형 틀에 부어서 응고시키면 천연비누가 완성된다.

■세척 살균 소독…식초의 재발견

주방 찬장이나 냉장고를 뒤져보면 세척 기능이 있는 식품 재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식초: 물을 끓인 후 식초를 적당히 붓고 그 물에 행주를 담가두면 행주가 깨끗하게 살균된다. 식초 물에 도마와 주방도구를 헹궈도 좋다. 욕실과 부엌 배수구에서 악취가 날 때 식초 물을 부으면 냄새가 사라진다.

식초는 정전기 방지 기능도 있어서 빨래 후 섬유유연제 대신 한 방울 넣어준다. 머리 감을 때 린스 대용으로 물에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려 헹구면 머리카락 정전기를 줄일 수 있다.

○밀가루: 기름 묻은 반찬 그릇을 밀가루로 닦아낸 후 뜨거운 물로 헹궈주면 뽀득뽀득 소리가 나게 설거지를 할 수 있다. 밀폐용기에 밴 음식 얼룩과 냄새를 없앨 때 사용해도 좋다. 밀가루 대신 쌀뜨물을 써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레몬: 생선을 다듬은 후 도마에서 나는 비린내를 없애고 싶다면 레몬 조각으로 살살 문지른 뒤 찬물로 씻어내면 감쪽같이 냄새가 사라진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