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2,3문제 손 못댈정도…사탐 까다로워 시간 빠듯”

  • 입력 2007년 11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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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았다, 내 딸아” 1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한 학생이 교문 앞에서 어머니를 보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변영욱기자
“고생 많았다, 내 딸아” 1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한 학생이 교문 앞에서 어머니를 보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변영욱기자
“올해는 표준점수 없어 어떤 기준 따를지 막막”

■ 수능 수험생 반응-입시전문기관 분석

15일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대체로 지난해 수능보다는 약간 어려웠지만 익숙한 유형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등급제로 인해 변별력 있는 고난도 문제가 늘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다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언어와 수리 ‘나’가 지난해보다 어려워 인문계에서는 언어와 수리가, 자연계에서는 언어가 상위권의 변별력을 가르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언어, 수리 ‘나’ 어려워=1교시 언어영역은 시험시간이 10분 줄고 문항이 10문항 줄었지만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6, 9월 모의평가에서 2등급을 받은 서울 상문고 유승환(18) 군은 “비문학에서 촉매, 이자율 등 낯선 소재가 나와 이해하기에 시간이 다소 빠듯했다”고 말했다.

2교시 수리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변별력 있는 두세 문항이 아주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리 ‘가’형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모의평가가 쉬워 등급 조절에 신경을 썼다”고 밝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상위권 수험생들은 전반적으로 평이했다고 입을 모았다.

입시학원들은 수리 ‘나’형의 경우 전체적인 난도가 높아지기보다는 변별력을 위한 일부 문항 때문에 지난해보다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서울 세화고 김용빈(17) 군은 “대부분 모의평가처럼 수월했지만 두세 문제는 손을 댈 수 없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3교시 외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 및 모의평가 수준으로 평이하게 출제돼 근소한 차로 등급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 경기고 이영재(19) 군은 “장문형에서 한두 문제가 1, 2등급을 가를 것 같다”고 말했다.

4교시 탐구영역의 경우 사회탐구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 속에 과목별로 난이도 차가 날 것으로 전망됐다. 과학탐구는 과목별로 까다로운 문제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평이했다는 반응이다.

사회탐구를 치른 서울 현대고 최희영(18) 양은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워 시간이 빠듯했다”며 “특히 사회문화와 경제가 까다로워 다른 과목보다 불리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리, 탐구 등급 분포가 관건=입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각 영역의 등급 분포가 고르게 나올 것으로 낙관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영역마다 다양한 수준의 문항이 고루 나와 등급이 공백 없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도 탐구영역의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가 예상된다.

정보 정보학원 원장은 “등급제로 바뀜에 따라 탐구영역의 과목 간 편차가 생기면 표준점수를 적용할 때보다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 기준 없어 막막”=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도 궁금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정시에 지원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전 영역 1등급을 받는 학생이 모의평가에 비해 줄어들 수 있다며 중상위권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점쳤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본인이 유리한 영역을 어떻게 조합해 지원하느냐에 따라 3∼5등급의 중위권 학생들은 비슷한 성적으로도 당락이 갈릴 수 있다”며 “논술이나 구술면접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수생 정정준(19) 군은 “지난해에는 표준점수라도 있어 대략 기준이 됐는데 올해는 수능과 내신 모두 등급제여서 종잡을 수가 없다”면서 “사설 기관의 모의지원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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