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세계 한인의 날]해외동포 네트워크 구축 논의

  • 입력 2007년 10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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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외 동포와 관련한 정책다운 정책이 없었습니다.”“어서 빨리 한국이 제2의 이스라엘이 되길 바랍니다.”

5일 열리는 제1회 ‘세계 한인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해외 동포들은 “한국 정부가 700만 명을 넘어선 해외 동포가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한인의 날은 해외 동포들에게 모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전 세계적인 한민족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부터 외교통상부와 재외동포재단이 함께 열기로 한 행사다. 》

○ 해외 동포 지도자 대거 방한

세계 한인의 날은 그동안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해 온 ‘세계한상대회’와 달리 경제계뿐 아니라 문화 교육 정치 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해외 동포가 참석한다.

세계 한인의 날을 전후해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다양한 예술 공연 행사와 사진전, 세미나 등이 열릴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신호범 미국 워싱턴 주 상원의원, 김진경 연변과학기술대 총장, 넬리 엄 러시아 1086 한민족학교 교장, 허선행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세종한글학교 교장, 장훈 전 일본 프로야구 선수, 김신환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단 감독 등 국내에도 이름이 많이 알려진 해외 동포가 대거 참석한다.

○ 이중국적 허용에 전향적 사고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해외 동포들은 “세계 한인의 날을 계기로 한국 정부도 체계적인 해외 동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막연하게 ‘같은 민족’인 것만을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 실질적으로 한국이 모국(母國)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국과 외교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강대국에 거주하는 해외 동포들을 ‘적극적인 협조자’로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이스라엘은 이중국적 형태로 자국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이 1500만 명이나 된다”며 “이중국적을 단순히 기회주의적인 행동으로 볼 게 아니라 우방국을 만드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6개 소수민족 중 경제, 교육 수준이 가장 높은 조선족에게 한국 국적을 주는 것은 중국 내 한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15년째 한국 학교를 운영 중인 허 교장은 “한국이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하면서 우수한 젊은 동포 가운데 한국에서 공부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며 “정부가 나서 한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넓혀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 선진국-개발도상국 동포 차이 없애야

해외 동포들은 전 세계적인 한민족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해외 동포에 대한 편견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정부의 차별적인 정책으로 동포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미국 일본 서유럽의 동포들이 중국이나 러시아 동포들보다 한국을 더 쉽게 방문하는 것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동포 간에 거주하는 나라에 따라 모국 방문에 차별을 두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 교장은 “러시아 동포의 대부분은 중산층 이상의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며 “한국어와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은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오히려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엄 교장은 “그 어느 때보다 동포 사회에서 모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우리는 모국에서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모국에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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