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007이 쓰던 ‘몰카’ 여기 다 있네”

  • 입력 2007년 9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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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메라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첩보용 카메라들. 스파이 활동을 위해 제작됐으며 각각 회중시계, 라이터, 담뱃갑(왼쪽부터)으로 위장했다. 사진 제공 한국카메라박물관
한국카메라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첩보용 카메라들. 스파이 활동을 위해 제작됐으며 각각 회중시계, 라이터, 담뱃갑(왼쪽부터)으로 위장했다. 사진 제공 한국카메라박물관
‘200여 년 전 화가와 20세기 스파이가 함께 애용했던 도구는?’

정답은 바로 카메라다.

19세기 초기 화가들은 풍경화의 구도를 잡을 때 ‘카메라 옵스큐라’를 사용했다. 냉전시대 스파이들은 시계, 담배, 만년필 등에 감춰진 카메라를 첩보전에 활용했다.

이런 진귀한 카메라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역 앞 한국카메라박물관에서 12일부터 열리고 있다.

이번 ‘카메라 변천사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카메라는 500여 대.

‘카메라 옵스큐라’, ‘카메라 루시다’ 등 카메라의 원형부터 최신 디지털카메라까지 10년 단위로 나뉘어 연대순으로 카메라들이 전시돼 있다.

세계에서 4대만 생산된 콘탁스 라이플 카메라, 1981년 이탈리아 페로사가 20여 대만 생산한 ‘반지 카메라’도 전시돼 있다.

다양한 스파이용 위장카메라도 선보인다. 회중시계, 손목시계, 권총, 라이터, 담배, 만년필 등에 숨겨진 초소형, 초경량 카메라를 살펴볼 수 있다.

이 박물관의 관장인 사진작가 김종세(57) 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지금의 위치로 박물관을 옮긴 기념으로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는 3000여 대. 렌즈 6000여 개와 환등기, 인화기, 유리 원판 필름 등 관련 부품까지 합하면 소장품이 1만5000여 개에 이른다. 김 관장은 매년 4∼6차례 특별 기획전을 열어 소장품들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26세 때부터 개인사업으로 번 돈을 대부분 카메라 사는 데 썼다”며 “군 복무 때는 부대 앞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려 쓸 정도로 사진, 카메라에 묻혀 살았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연말까지 열리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중고교생 3000원,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2000원. 문의 02-502-4123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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