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난곡 GRT’ 사업 ‘사실상 경전철’이라 선전하더니…

입력 2007-09-11 03:01수정 2009-09-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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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여니 중앙차로 수준” 주민들 반발

서울 관악구 신림7동 옛 달동네 밀집지역인 난곡 일대의 ‘신교통수단(GRT·자기안내궤도시스템)’ 건설을 놓고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와 관악구는 2005년 기본계획 발표 당시 신교통수단을 ‘경전철’과 비슷한 개념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 때문에 주민 기대만 잔뜩 부풀려놓은 ‘거품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계획 발표 땐 “지하철 버금가는 시설”

서울시와 관악구는 2005년 12월 관악구 신림7동 난향초등학교 앞∼동작구 신대방동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사이(총 3.11km)를 운행하는 신교통수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난곡’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 지역은 과거 불량주택이 밀집된 곳으로 지금까지 출퇴근 때마다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시와 구는 당시 “지하철에 버금가는 시설로 난곡의 교통난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교통수단은 바닥에 깔린 자기로(磁氣路)를 따라 전용 궤도를 오가는 차량. 바퀴만 버스와 비슷할 뿐 기능이나 운행 방식 등에서 전철과 비슷한 개념이다.

당시 시는 “버스의 경제성과 지하철의 정시성, 신속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신개념의 교통수단”이라고 밝혔다. 발표 이후 휴먼시아 등 난곡 주변 아파트는 역세권으로 구분돼 집값이 오름세를 타기도 했다.

○ ‘도로 구분 경계석’도 없어져

2005년 기본계획의 내용 등에 비춰 난곡 신교통수단은 ‘난곡 경전철’로 더 잘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도시철도공사가 마련한 변경안을 살펴보면 2005년 발표 당시 경전철과 비슷한 시스템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신교통수단은)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같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2년 전 계획 발표 때 신교통수단은 일반도로와 경계석 등으로 구분된 전용궤도를 따라 움직이므로 교통 정체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변경안에서 전용궤도는 경계석이 없는 버스전용차로와 같은 형태로 바뀌었다.

지하철처럼 정거장의 게이트를 통과하며 요금을 내는 방식도 차에 타서 요금을 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버스나 지하철 등과 환승요금체계를 갖추겠다던 계획은 취소됐고, 신대방역에 설치하려던 지하철 2호선과 신교통수단의 환승시설도 없던 일이 됐다.

○ 서울시와 관악구 책임 떠넘기기

관악구는 2005년 당시 ‘난곡지역 경전철(GRT) 기자설명회’란 플래카드를 내걸고 설명회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하는 일이라 아는 바가 없다”고 발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는 기본계획만 수립할 뿐이지 이후 설계와 건설 등은 도시철도건설본부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GRT 설계를 거의 마무리지었고 9월 중 착공할 예정이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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