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언어영역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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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인종적 다원주의 관점에서 애국주의를 비판하라

주제: 애국주의의 명암

1언어와 매체 특성
2민족의 운명과 개인의 삶
3세계화와 우리
4부조리한 현실과 대응
5물질적 조건과 삶
6삶은 허무한가?
7사랑과 삶
8빠름과 느림
9가족을 말한다
10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의 미래
11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 환경
12희생, 사랑, 순종은여성의 미덕인가?
13욕망은 더러운 것인가?
14대학과 학문
15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16노동은 천한 것인가?
17애국주의의 명암
18가난, 숙명? 자업자득?
19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
20희미한 옛사랑의 노래, 민주주의
21혼자만 살지 말고 같이 살자
22자연 친화, 도피? 은인자중?삶의 본연의 모습?
23영원한 소외 지대, 농촌
24예술은 면죄부일 수 있는가?

<교과서 읽기>

[가] 분명 현실로 존재하는 차이, 즉 인종이나 민족 간의 차이는 엄청난 무게를 가지면서 현존한다. 때로 그것들은 자기 가족·인종·민족에 대한 우월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집착에 의해, 그리고 불평등한 현실 권력 관계에 의해 강화된다. 여기서 현존하는 ‘차이의 관계’는 적대·증오·폭력의 관계로 변질된다.

이러한 변질을 막는 방안은 무엇인가. 나는 먼저 인종적·민족적 갈등이 적대와 증오의 관계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자기 성찰의 확산을 지적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지구촌 사회의 새로운 덕목으로 ‘차이에 대한 관용’을 내세우고 함양해야 한다. 다른 인종·민족에 대한 ‘개방적 감수성’도 길러 내야 한다. 기든스가 <제3의 길>에서 이야기하는 문화적·인종적 다원주의에 기초한 ‘세계주의적 민족’도 이런 성찰 속에서 비로소 탄생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인종·민족적 차이가 내포하는 불평등과 억압을 넘어서는 ‘등권(等權)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차이에 대한 관용’과 동시에 ‘차이가 내포하는 억압’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즉 다른 인종·민족 간에 존재하는 현실 억압 관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근본적으로 인종 및 민족 분규로 표출되는 적대와 증오는 극복되지 않는다. 예컨대 보스니아의 회교도들을 세르비아 인들이 재래식 무기로 학살하는 것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1992년 걸프전 당시 미국의 첨단 미사일에 의해 살상당하는 이라크 민간인은 주목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지구촌 사람들은 단지 첨단 전자 게임을 즐길 뿐이다. 바로 이런 현실 구조가 혁신되어야 한다.

[나] 민족주의와 민족에 관한 내 생각은 지금 인류 사회들이 느슨하게나마 하나의 제국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 이제 이 세상에서 국경 안에서 끝나는 일을 드물다. 정치든, 경제든, 문화든, 또는 환경 문제든. 이번 외화 위기가 우리에게 아프게 일러 준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정을 반영해서, 영어가 실질적 국제어로 자리 잡았다. <중략>

국제어로 자리 잡은 영어를 모국어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입는 손해가 이미 너무 크고 앞으로는 더욱 커질 터이므로, 경제 논리는 사람들이 영어를 모국어로 삼도록 만든다는 것이 내 주장의 바탕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영어는 생존에 결정적인 기술이 되었고, 모두 영어를 배우는 데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아직 모국어도 배우지 못한 아이를 영어 학원에 보내는 부모들부터 이어폰을 끼고 영어 회화를 배우는 중년들에 이르기까지. 안타깝게도, 그런 투자는 효율이 아주 낮다. 그래서 나는 일단 영어를 우리말과 함께 공용어로 삼을 것을 제안한 것이다.

나는 독자들에게 물었다. 만일 막 태어난 당신의 자식에게 영어와 조선어 가운데 하나를 모국어로 고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느 것을 권하겠는가? 한쪽엔 영어를 자연스럽게 써서 세상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고 일상과 직장에서 아무런 불이익을 보지 않고 영어로 구체화된 많은 문화적 유산들과 첨단 정보들을 쉽게 얻는 삶이 있다. 다른 쪽엔 조상들이 써 온 조선어를 계속 쓰는 즐거움을 누리지만, 영어를 쓰는 것이 힘들어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피하고, 평생 갖가지 불이익을 보고, 분초를 다투는 정보들을 뒤늦게 오역이 많은 번역으로 얻어서, 그것도 이용 가능한 정보들의 몇 십만 분의 일이나 몇 백만 분의 일만 얻어서, 세상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 삶이 있다. 당신은 과연 어떤 삶을 자식에게 권하겠는가? 아예 그에게서 선택권을 앗겠는가?

[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국기에 대한 맹세]

<교과서 학습활동 활용하기>

[가] ‘가족, 인종, 민족은 못 넘을 벽인가’ 조희연[독서(천재교육)]

‘가족·인종·민족에 대한 우리들의 의식’이 적대·증오·폭력의 관계로 변질되는 것을 막는 방법을 정리해서 말해 보자.

[나] ‘한국은 민족주의 과잉, 영어 공용어는 현실’복거일[독서(대한교과서)]

영어 공용화를 주장하는 글쓴이의 견해에 동의한다면, 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

<논술로 다가가기>

[논제]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민족주의에 대한 관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고, 제시문 (가)의 관점에서 제시문 (다)를 비판하시오.

<논제 해설>

우리는 우리를 고유한 언어를 사용하는 단일 민족 국가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달 민족’의 자부심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배타적 태도로 나타나고, 우리의 기업들이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 환경, 비인간적 대우로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수탈하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눈과 귀를 막고 있진 않을까요?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 정치가들의 망언과 형식적 사과에는 분노하면서도, 우리의 베트남 참전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영어의 바다에 빠트리자’라는 책 제목처럼 온 나라가 영어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번 논제는 점차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는 우리의 현실에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시문 (가)는 폐쇄적 민족주의가 갖는 심각한 문제점과 그 극복 방안을 고찰한 글이고, 제시문 (나)는 영어를 공용어화하자는 주장의 글입니다. 제시문 (다)는 국기에 대한 맹세입니다. 일단 첫 번째 논제. 제시문 (가), (나) 모두 민족주의를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글입니다만, 그 이유가 다름을 확인하고 이를 서술해야 합니다. 두 번째 논제는 첫 번째 논제에서 살펴본 제시문 (가)의 관점에서 (다)의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비판해야 합니다.

김용준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강사

※ 자세한 내용은 이지논술 홈페이지(www.easynonsul.com)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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