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차원 첫 민간인 집단희생지 유해발굴

  • 입력 2007년 6월 26일 16시 36분


코멘트
6.25 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희생지에서 국가차원에서 처음으로 유해발굴 작업이 이뤄진다.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6일 서울 충무로의 이 위원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일 여순사건 관련 유해 매장 추정지인 전남 구례 봉성산 개토제를 시작으로 올해 안으로 충북 청원 분터골, 경북 경산 코발트 광산, 대전시 동구 낭월동 및 산내 골령골 일대 등 모두 4곳에 대해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1960년대 일부 지역에서 유족들이 스스로 매장지를 발굴해 유해를 이장한 바 있으며 민간이나 방송사가 유해를 발굴한 적은 있지만 국가가 군인이 아닌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전국적으로 체계적인 유해발굴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례 봉성산은 1948년 여순사건의 연루자로 지목돼 구례 경찰서에 연행됐던 구례군 관내 민간인 70여 명이 총살돼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당시 매장에 동원된 인부들과 목격자들의 진술로 미뤄 유해가 묻혀있을 가능성이 큰 곳이다.

청원 분터골은 1950년 6.25 직후 청주경찰서와 청주교도소 등에서 구금됐던 국민보도연맹원들 수 백명이 경찰과 군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며 경산 코발트광산은 국군이 비슷한 시기 대구경북지역 국민보도연맹원들과 대구형무소 재소자들을 집단학살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국민보도연맹은 좌익운동을 하던 사람들을 교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설립된 단체다.

대전시 동구 낭월동 및 산내 골령골 일대는 1950년 7~8월께 대전형무소 재소자들이 국군, 경찰에 의해 집단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진실화해위는 그동안 유해 매장지로 추정되는 168곳을 지목해 유해매장 가능성과 접근성 등을 검토해 왔고 그 결과 수도권 7개소, 충북 7개소, 충남 7개소, 경북 4개소, 경남 5개소, 호남ㆍ제주 7개소 등 모두 37개 장소를 유해발굴 대상지로 확정했다.

이 가운데 이미 개시한 사건과의 연관성, 훼손 위험, 발굴 가능성, 규모 등을 고려해 올해 발굴대상 지역 4곳이 선정됐다.

진실화해위는 해당지역의 유해를 발굴한 뒤 유해와 유품에 대한 감식ㆍ분석, DNA검사 및 유가족 신원확인, 발굴 유해의 보관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발굴조사단의 박선주 단장은 "9월까지 발굴작업을 마친 뒤 감식작업을 진행해 내년 1월께 위원회의 자문위원들에게 결과를 보고할 것"이라며 "유해 발굴 과정에서감식까지 유족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