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서울 강남과 가깝고 전원주택 수요 꾸준히 인기

  • 입력 2007년 6월 22일 20시 23분


코멘트
신도시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주변에서는 토지보상금으로 460억 원을 받은 70대 노(老) 부부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떠돌고 있다.

이 부부는 1964년 이곳 땅 2만 평을 평당 100원에 산 뒤 축사를 지어 가축을 기르다 판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평당 230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부부가 당시에 판교 땅을 살 것이냐, 고향인 강원 철원군을 선택할 것이냐를 놓고 한동안 고민했다는 점. 그때만 해도 철원의 땅 시세는 평당 200원으로 판교의 2배였지만 지금은 판교의 약 15분의 1인 평당 15만 원 선에 불과하다.

이렇듯 땅 투자에서는 입지 선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땅 하면 판교 못지않게 관심이 많은 곳이 용인이다. 경기 용인시 일대는 서울 강남과 가깝고 각종 개발호재가 많아 오래 전부터 주요 투자처로 꼽혔다.

●용인 땅은 황금 알 낳는 거위?

용인시청 신청사가 입주해 있는 용인시 삼가동 일대의 땅값은 2001, 2002년까지만 해도 평당 50만~70만 원이었다.

하지만 2004년 용인시청 신청사가 들어서고, 용인시 구갈동과 포곡읍을 잇는 용인 경전철(길이 18.3km) 노선이 이 지역을 통과하게 됐고, 2005년부터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현재 도로와 가까운 곳은 평당 1000만~1500만 원까지 올랐다.

용인시 동부지역인 양지면과 원삼면은 전원주택지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몰리면서 땅값이 6년 전에 비해 3배 이상으로 올랐다.

원삼면 좌항리와 사암리의 논, 밭, 임야 가운데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은 2001년 30만 원 선에 거래됐으나 현재 시세는 100만 원 선이다.

양지면 양지공인 오세윤 사장은 "용인지역은 아파트나 타운하우스,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개발수요가 꾸준해 특별한 호재가 없어도 매년 땅값이 10%씩은 오른다"고 말했다.

'분당급 신도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용인시 남사면 등 용인 남부지역은 동탄2신도시 발표로 전보다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투자문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계는 용인시 이동면 송전리, 묘봉리, 화산리 일대를 동탄2신도시 발표에 따른 수혜지역으로 보고 있다. 동탄2신도시 예정지 경계에서 2km 넘게 떨어져 있어 개발제한을 덜 받기 때문이다.

도로가 가까운 땅은 지난해 평당 40만 원 선에 거래됐으나, 현재 시세는 70만 원 선으로 뛰었다.

●규제 많아 사는데 신중해야

토지컨설팅업체인 JMK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땅은 현재가치가 아닌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게 원칙인데도 현재 눈에 보이는 것에 매몰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A(54) 씨는 10년 전인 1997년 친구로부터 용인시 구성지구의 땅을 사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매물로 나온 땅값은 평당 30만 원. 주변에는 경찰대학이 들어선 것을 빼고는 제대로 된 아파트 단지조차 없었다.

A 씨는 "이런 시골마을이 무슨 투자가치가 있겠느냐"며 기회를 날려버렸다. 현재 이 곳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변했고, 땅값은 10년 전의 10배인 평당 300만 원선으로 뛰었다.

땅은 입지 선정 외에도 복잡한 관련 법규와 규제를 잘 따져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

용인시 땅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있는 곳이 많아 외지인들이 땅을 사거나 파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모든 가구 구성원이 용인시에 1년 이상 거주해야 땅을 살 수 있다. 5억 원 이상 되는 땅을 산 사람은 세무당국에 자금출처를 소명하는 자료를 내야 한다.

땅을 팔 때도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양도차익 중 상당액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요즘 용인 땅을 사려는 사람들은 2억~3억 원으로 200~300평 규모를 찾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용인지역은 아파트나 타운하우스를 지으려는 건설업체나 시행사의 땅 확보 경쟁이 치열해 매물이 적은 데다 매물로 나온 전원주택지 등의 규모도 최소 600평 정도여서 투자금이 5억 원 가량은 필요하다고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전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