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정휘]‘21세기형 新천재’ 키우기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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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21세기 新천재론’ 특집기사를 흥미롭게 읽고 있다.

영재란 수학, 과학, 의학, 공학, 예술, 문학 등 각 분야에서 위대한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을 말한다. 공헌의 보편성, 새로운 방향의 제안, 다른 동료에게 끼친 독보적인 영향력, 독창성, 다재다능, 당대의 명성, 혁신적 성취의 범위에 의해 위대함이 평가된다. 한 시대에 위대했던 인물이 다른 시대에는 위대하지 않은 경우도 있으며,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채 불우하게 살다가 명성이 후세에 전해지지 않는 잠재적 천재도 있다. 시대를 잘못 만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김시습, 김삿갓 같은 사람들이다.

영재성의 본질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지만 위대함에는 사회적 공증이 필요하다. 잠재적 천재들의 재능과 창의성을 사회가 인정하지 않으면 그들은 빛날 수 없다.

천재들의 생애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100만 명당 약 250명이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으며, 100만 명당 15명이 그들 가운데서도 특히 우월하고, 100만 명당 1명이 영웅 대접을 받는 천재가 된다.

영재는 때로 엘리트로, 신동으로, 천재로, 신의 분신(分身)으로,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 유행을 선도하는 인물, 귀재, 개척자로 불리면서 사회, 정치, 경제,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정한 권위와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 최고를 지향하거나 도전하기도 한다.

이들은 정책을 만들고 기준을 설정하며 미래의 방향을 설정, 주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영재가 존중받고 최고 수준의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공증된 영재만이 아니라 잠재적 영재, 재능 있는 인물을 육성하고 지원하고 보호하는 일에 국가, 사회, 기업이 함께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영재교육 기회가 확대, 강화돼야 한다.

그동안 인재 찾아내기는 교육계보다 기업의 몫이었다.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는 전통적인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이 사업가로 성공한 비결은 “책을 통한 학습(교육)에서 얻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재주와 상식, 창의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즉 학교와 학생이 변할 것을 요청했다. 사회는 영재의 재능과 근면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입식 교육으로 육성되는 지력보다는 창의력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실용적 창의력이 좀 더 쓸모가 있고, 그에 따른 보상도 크다. 생산적 사고방식은 기술의 요체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고 더 효율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개발하는 재능이 으뜸 되는 가치다. 카네기의 교육관은 한국의 영재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의적인 영재가 처음부터 수월하게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그늘 속에 가려 있거나 가난과 몰이해, 편견에 파묻혀 있을 수 있다. 잠재력을 가진 불우한 영재를 알아보고 빛을 낼 수 있는 길로 이끌어 주는 안목을 가진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국가와 사회는 생존과 번영을 위해 영재 개인의 공헌을 필요로 한다. 품격 높은 문화 유지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영재교육이 필요한 때다.

김정휘 춘천교대 교수·교육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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