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52% 학부모45% 학생43%“대학별 고사 필요성 커졌다”

  • 입력 2007년 4월 10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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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 3불(不)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 고수론을 폈지만 국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3불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KEDI는 지난해 9월 전국 고교 2학년생 7766명과 교사 1975명, 학부모 648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고교 대학 연계를 위한 대입정책 연구’라는 보고서를 2월 말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 조사에서 2008학년도 대입제도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새 제도 때문에 대학별 고사의 필요성이 커졌으며 이 제도는 사교육비 경감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 대입, 삼중고 가중시켜=본보가 단독 입수한 KEDI 보고서에 따르면 ‘새 대입제도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 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학생의 57.6%가 부정적이었으며 교사(50.9%)와 학부모(48.4%)의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새 내신제도가 학교별 수준차를 확인할 수 없어 활용도가 떨어지느냐’는 질문에 학생 33.4%, 교사 37.9%, 학부모 35.4%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아니다’라는 응답은 학생 24.6%, 교사 19.6%, 학부모 23.2%로 모두 낮았다.

‘새 대입제도가 대학별 고사의 필요성을 증가시켰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교사(52.8%), 학부모(45%), 학생(43.3%)이 많았으며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세 집단 모두 15% 이하였다.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대학별 고사가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교사(54.3%)와 학부모(44.1%)의 상당수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 또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대답은 학생(24%), 학부모(20.3%), 교사(17.4%) 모두 낮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점수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의 성적을 2008학년도부터 9등급으로 제공하는 정책이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성공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는 걸 보여 준다.

▽선발 자율권 보장해야=KEDI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새 대입제도의 한 축인 수능 등급제를 도입했지만 학생 부담이 여전한데도 변별력은 줄어 대학이 대학별 고사에 집착할 수 있다”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수능, 학생부, 논술이 3중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대학이 수능, 학생부, 대학별 고사 가운데 어느 하나를 자율적으로 골라 전형 요소로 삼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교육부가 학생부의 반영 비율을 강화하라고 대학에 강권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 “내신 상대평가제(9등급제)는 변별력이 약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교 종속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며 “절대평가를 하되 공통된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학교별 평가 내용을 공개해 점수 부풀리기를 막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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