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언어영역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코멘트
《‘교과서에 나오는 심화학습 문제에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책이 숨어 있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과 논술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교과서를 통해 논술의 기초를 충분히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 교과서의 핵심 내용을 논술 준비 강의로 진행하는 새 연재를 시작한다. 한 주는 사회와 과학, 한 주는 언어와 수리를 싣는다.》

민족자립 중시한 김구선생 ‘나의소원’

현상황 고려 ‘자신의 소원’을 서술하라

□ 주제: 세계화와 우리

활용단원 : 국어(상) 2-(2) 나의 소원

국어(하) 5-(2) 간디의 물레

독서(교학사) 무소유

(가) 나는 공자, 석가, 예수의 도를 배웠고, 그들을 성인으로 숭배하거니와, 그들이 합하여서 세운 천당, 극락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 민족이 세운 나라가 아닐진댄 우리 민족을 그 나라로 끌고 들어가지 아니할 것이다. 왜 그런고 하면, 피와 역사를 같이하는 민족이란 완연히 있는 것이어서, 내 몸이 남의 몸이 못 됨과 같이 이 민족이 저 민족이 될 수는 없는 것이, 마치 형제도 한집에서 살기 어려움과 같은 것이다. 둘 이상이 합하여서 하나가 되자면 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아서, 하나는 위에 있어 명령하고, 하나는 밑에 있어서 복종하는 것이 근본 문제가 되는 것이다.(중략)

세계 인류가 네오 내오 없이 한 집이 되어 사는 것은 좋은 일이요, 인류의 최고요 최후인 희망이요 이상이다. 그러나 이것은 멀고 먼 장래에 바랄 것이요, 현실의 일은 아니다. 사해 동포의 크고 아름다운 목표를 향하여 인류가 향상하고 전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요 마땅히 할 일이나, 이것도 현실을 떠나서는 안 되는 일이니, 현실의 진리는 민족마다 최선의 국가를 이루고 최선의 문화를 낳아 길러서, 다른 민족과 서로 바꾸고 서로 돕는 일이다. 이것이 내가 믿고 있는 민주주의요, 이것이 인류의 현 단계에서는 가장 확실한 진리다. [국어(상) 2-(2) ‘나의 소원’ 중에서]

(나) 간디의 관점에서 볼 때, 무엇보다 큰 폭력은 인간의 근원적인 영혼의 요구에 대해서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물질적 이득의 끊임없는 확대를 위해 착취와 억압의 구조를 제도화한 서양의 산업 문명이었다.

근대 산업 문명은 사람들의 정신을 병들게 하고, 끊임없이 이기심을 자극하며, 금전과 물질의 노예로 타락시킬 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평화와 명상의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로 인하여 유럽의 노동 계급과 빈민에게 사회는 지옥이 되고, 비서구 지역의 수많은 민중은 제국주의의 침탈 밑에서 허덕이게 되었다. 여기에서, 간디 사상에서 물레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드러난다. 간디는 모든 인도 사람들이 매일 한두 시간만이라도 물레질을 할 것을 권유하였다. 물레질의 가치는 경제적 필요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물레는 무엇보다 인간의 노역에 도움을 주면서 결코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는 인간적 규모의 기계의 전형이다. 간디는 기계 자체에 대해 반대한 적은 없지만, 거대 기계에는 필연적으로 복잡하고 위계적인 사회 조직, 지배와 피지배의 구조, 도시화, 낭비적 소비가 수반된다는 것을 주목했다. 생산 수단이 민중 자신의 손에 있을 때 비로소 착취 구조가 종식된다고 할 때, 복잡하고 거대한 기계는 그 자체로 비인간화와 억압의 구조를 강화하기 쉬운 것이다.

간디는 산업화의 확대, 또는 경제 성장이 참다운 인간의 행복에 기여한다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었다. 간디가 구상했던 이상적인 사회는 자기 충족적인 소농촌 공동체를 기본 단위로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중앙 집권적인 국가 기구의 소멸과 더불어 마을 민주주의에 의한 자치가 실현되는 공간이다. 거기에서는 인간을 도외시한 이윤을 위한 이윤 추구도, 물질과 권력에 대한 맹목적인 탐욕도 있을 수가 없다. 이것은 비폭력과 사랑과 유대 속에 어울려 살 때에 사람은 가장 행복하고 자기완성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상에 매우 적합한 정치 공동체라 할 수 있다.

[국어(하) 5-(2) ‘간디의 물레’ 중에서]

(다)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에서 무소유사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독서교과서(교학사) ‘무소유’ 중에서]

□ 교과서 다시읽기

▣ 각 제시문을 주장과 근거를 중심으로 간략히 요약해 봅시다.

(가) 현단계 인류역사에서는 민족국가를 이루어 각 민족이 서로의 문화를 나누는 것이 최선의 진리이다. 두 민족이 합하여지면 불평등이라는 근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세계가 하나가 되는 것은 아직은 이상적인 생각일 뿐이다.

(나) 간디의 관점은 인도가 산업 문명의 구조로부터 벗어나 자기충족적인 소농촌 공동체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구의 산업문명은 착취와 억압의 구조를 제도화한 문명인데, 민중의 손을 떠난 거대한 기계는 그 자체로 비인간화와 억압의 구조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다) 소유욕은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간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에 소유욕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 논술로 다가가기

▣ 다음은 위 글의 교과서 학습 활동 내용입니다. 물음을 해결해 봅시다.

(가) 우리의 현실 상황을 고려하여 제시할 수 있는 ‘나의 소원’의 내용을 이야기해 보자.

(나) 간디는 산업화와 인간의 관계를 어떤 것으로 보았는지 말해 보자.

(다) 물질적인 대상의 소유와 비물질적인 대상의 소유는 그 본질이 서로 다른가?

글 싣는 순서(언어)
1언어와 매체 특성
2민족의 운명과 개인의 삶
3세계화와 우리
4부조리한 현실과 대응
5물질적 조건과 삶
6삶은 허무한가?
7사랑과 삶
8빠름과 느림
9가족을 말한다
10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의 미래
11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 환경
12희생, 사랑, 순종은여성의 미덕인가?
13욕망은 더러운 것인가?
14대학과 학문
15지식인의 역할과 사명
16노동은 천한 것인가?
17애국주의의 명암
18가난, 숙명? 자업자득?
19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
20희미한 옛사랑의 노래, 민주주의
21혼자만 살지 말고 같이 살자
22자연 친화, 도피? 은인자중?삶의 본연의 모습?
23영원한 소외 지대, 농촌
24예술은 면죄부일 수 있는가?

□ 해설

(가) 요즘 우리 사회의 논란 중 하나인 ‘전시작전통제권’이 자주 독립 국가를 위한 조건이라는 견해가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외래문화의 범람이라는 현상이 ‘문화의 자주성(독립성)’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찾아보는 것이 문제의 출제 의도에 부합한다.

(나) 간디는 산업화라는 구조(제도)가 인간의 삶을 억압하고 민중을 착취함으로써 고통스럽게 하지만, 인간은 그러한 구조에 일방적으로 종속되는 것만이 아니라 능동적인 노력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 둘 다 인간의 삶에 유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공통성이, 둘 다 욕망이 지나쳐서 집착에 이를 때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공통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둘의 본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물질적 소유욕은 실용성이 있는 반면에 비물질적인 것은 실용성이 없다는 측면에서 둘의 본질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견해가 가능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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