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고양∼수색 버스전용차로 “짜증나요”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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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서울 수색 간 간선급행버스(BRT) 시스템이 지난달 27일 도입돼 한 달을 넘겼다.

그러나 사고 위험이 여전하고 버스전용차로 외 도로는 온종일 정체를 빚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고 위험=4일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에서는 좌회전을 시도하던 레미콘 트럭이 버스와 부딪치며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에는 일산동구 장항동에서 역시 좌회전하던 택시와 버스가 충돌해 18명이 다쳤다. 이외에 경찰에 신고 되지 않은 작은 사고가 교차로마다 속출하고 있다. 버스가 다니는 중앙차로 오른쪽에서 좌회전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많다는 증거다. 고양시와 경기도는 이 시스템에 대해 주민들에게 충분히 홍보했다고 주장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주민들은 새 방식을 낯설어 하고 있다.

▽온종일 정체=고양시는 도입 이후 측정한 결과 버스의 통행속도는 시속 24.2km에서 35.8km로 향상됐으나 승용차는 예상과 달리 시속 33km에서 23.7km로 오히려 30%가량 느려졌다. 이렇다 보니 일산신도시는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낮에도 대부분의 중앙로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베드타운이라 출퇴근 시간 이외에는 버스 이용객이 많지 않은데 지역 특성을 무시한 정책 도입”이라는 비판을 잇달아 시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낮 시간에 버스는 텅 비는데도 전용차로를 내주고, 승용차는 정체에 시달리는 게 합리적이냐는 것.

▽개선되지 않는 불편=주민들은 BRT보다 버스 노선이 확충되는 게 먼저라고 지적한다. 일산 주민 김창호(44) 씨는 “여의도로 출근하는데 버스는 30분 넘게 기다려야 하고, 화정과 능곡까지 빙 둘러가기 때문에 몹시 불편하다”며 “몇 년째 겪는 이런 불편을 먼저 해소해 주고 BRT는 나중에 해도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고양시에는 일부 광역직행버스를 제외하면 일산에서 출발해 화정, 능곡을 에둘러가는 노선이 대부분이다. 여의도, 강남행 버스는 각각 1개 노선에 불과해 수년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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