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시사이슈로 생각 넓히기]리플 광풍과 악플족

  • 입력 2006년 10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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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댓글로 인한 인권 침해 사례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김태희 사건’을 들 수 있다. 이 일로 상당수의 누리꾼이 불구속 입건되었다. 물론 악의보다는 재미로 댓글을 즐기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댓글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받게 되는 고통에 대해서는 무지한 처사이다. 특히 최근에는 특권층이나 성공한 사람, 또는 인기인일수록 가혹한 내용의 댓글이 뜨는 양상이다. 모 아나운서의 ‘베스트셀러 대리 번역 의혹’이 터지자마자 ‘백쪽녀’라는 유행어까지 생겨났다. “하루 100쪽을 번역했다”는 해당 아나운서의 발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보인다. 악플을 다는 이들의 심리상태는 어떠하며, 근본적으로 리플에 대한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인권 침해하는 악성 댓글 규제할 대안은 과연 없나

한국의 독특한 인터넷 문화를 대표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리플’이다. Reply를 가리키는 ‘리플’은 ‘댓글’ ‘꼬리말’ ‘덧글’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정도나 내용이 심한 것들을 통칭해 ‘악플(악성 리플)’, 악플을 쓰는 사람들을 ‘악플러’라 부른다.

댓글 인기에 관한 부작용과 긍정성에 대해 연세대 영상대학원 윤태진 교수는 “누리꾼들의 ‘자기 노출증’과 놀고 싶은 ‘놀이 본능’이 합쳐진 결과 리플은 게시물에 대한 피드백의 공간이 아니라 네티즌들의 놀이터가 됐다”고 분석한다.

먼저 댓글 문화의 부작용부터 살펴보자.

첫째로 사회적 차원이다. 인터넷의 잘못된 댓글 문화로 흑백논리만이 양산되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인터넷의 확산으로 비슷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의 결집이 용이해지고 그 결과 상반된 입장 사이에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장이 상대적으로 폐쇄되면서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입장이 설 수 있는 자리는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인의 공동체 심리와 관련지어 볼 수도 있다. ‘공정한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야 하고 내가 바로 그 공정한 세상’이라는 환상은 리플을 통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나 인민재판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로 개인적 차원이다. 익명성을 가장한 ‘악플러’들의 등장으로 게시판 문화가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인터넷에 악플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자신의 상태와 욕구를 알리고자 하는 과시욕과 사람들의 반응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 하는 관음증의 발현”이라면서 “이런 욕구가 좌절되면 익명성에서 오는 분노로 인해 더욱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고려대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사이버 세계는 대리만족의 실현으로 현실보다 훨씬 큰 만족감을 준다”며 “이 때문에 사이버 세계에서 입은 상처는 오프라인에서 받는 상처보다 훨씬 커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부작용 속에서 주요 포털 사이트들은 사이버 폭력의 주요 원인인 게시판의 악성 댓글을 막기 위해 2005년 8월부터 댓글 이력관리 등 강력한 단속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떤 문제에도 불구하고 댓글 문화는 나름대로 긍정성을 지니고 있다. 즉 누리꾼들로 하여금 일상사 참여에 대한 허기를 달래주는 효과를 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이유는 그동안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만 전달되던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대해 느끼게 된 무력감과 피동성이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만나고 평등주의 욕구와 맞물리면서 폭발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올바른 인터넷 댓글 문화의 대전제는 ‘상호 인정하기’이다. 하지만 악플족은 자기 자신만을 내세운다. 자, 여러분은 리플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용휴 인천 대건고 선생님

■생각해 보기

최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사이버공간에서 발생하는 댓글 문화에 대한 찬반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댓글 문화를 인정하면서 악플족을 규제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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