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교육 지역별 양극화 심각

  • 입력 2006년 10월 27일 2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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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교육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각 시도별 영어 전담교사의 수 및 영어 교육예산이 천차만별인 가운데 원어민 교사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학생들이 공평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권리가 마지막 보루인 공교육 현장에서마저 무너지고 있다.

▽영어전담교사 16배 차이=수도권 지역 초등학교의 영어 전담교사 수는 학교당 평균 1.5명이지만 지방은 0.6명에 불과하다. 전국 초등학교 영어 전담교사 5306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32명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는 초등학교의 전담교사 채용 기준이 '3학급 당 0.75명'이기 때문이다. 농산어촌에는 이 기준에 못미치는 학교가 많다. 또 학교장 재량으로 미술이나 체육전담교사를 먼저 채용하는 학교가 많다.

이 때문에 영어전담교사 배치율이 가장 높은 인천은 학교 당 2명(201%)인 반면 가장 낮은 강원은 학교 10곳 당 1명 수준(12.3%)에 그쳐 16배 가량의 차이가 있다.

▽원어민 교사의 지방 기피=전국 초중고교와 시도교육청에 배치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1909명 가운데 1079명(56.5%)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농산어촌 3796개 초중고교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는 503명에 불과하다.

울산은 255개 학교 중 6곳, 전북은 755개교 중 단 1곳에만 원어민 교사가 배치돼 있어 원어민 교사 구경이 '하늘의 별 따기'다.

▽예산 격차도 심각=시도별 영어교육지원예산(영어 예산)의 편차도 크다. 영어예산은 지방자치단체의 특별교부금과 교육청의 자체 예산으로 짜여지기 때문에 지자체의 재정이 열악하면 영어예산도 부족할 수 밖에 없다.

2005년 경기와 서울의 영어예산은 각각 277억7900여만 원(38.1%)과 139억8200여만 원(19.2%)로 전국 예산의 절반의 넘었다. 반면 울산과 강원은 각각 6억여 원과 4억여 원으로 전국 예산의 1%에도 못 미쳤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유기홍 의원은 "정부가 최소한 공교육만큼은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면서 "지방 원어민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거나 재정이 열악한 시도에 특별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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