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9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논제

글 (가)와 (나)에서 ‘소유’에 관하여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점을 찾아 설명하고 ‘소유와 행복한 삶의 관계’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학생글

최예란·서울 문정중학교 2학년

소유욕은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물질 만능주의로 인해 경쟁적으로 무언가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제시문 (가)에서는 소유에 집착하는 삶의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결과는 소유하고 싶은 대상에만 집착한 나머지 삶에 있어 소중한 것들을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제시문 (나)에서는 필요 이상의 물건이 주는 부담감과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를 비판하고 있다. 결국 제시문 (가)와 (나)는 공통적으로 지나친 소유욕에 대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이 가진 사람이 멋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렇게 비친다. 하지만 남들의 눈에 멋있어 보이는 것, 그것이 과연 행복한 삶인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남들의 시선에 대한 짜릿함, 즐거움은 존재한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그것 말고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유하는 데에만 집착하고 사는 것은 어찌 보면 불행한 일이다. 심지어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많이 소유했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며 소유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다.

김지영·대전 어은중학교 3학년

대개 사람들은 남보다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소유와 행복한 삶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 (가)와 (나)에서는 소유에 집착하는 삶에 대해 ‘자신을 돌아볼 수 없을 만큼 바쁘게 만들며 자기의 분수까지 돌볼 새 없이 들뜨게 하므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돈이 많이 있지는 않아도 남을 도우며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반면에 돈이 많은 부자들은 자신의 성공한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언가 비어 있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또 그들 중에는 강한 욕망과 욕심으로 각종 로비와 부정을 저질러 자신의 양심과 행복까지 파괴해 버리는 이들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유가 행복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과 물질에 의지해 행복해지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우리의 마음으로부터 항상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갈 때에 우리는 진정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총평

글 (가)는 소유에 대한 집착이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들을 놓치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글 (나)는 무소유(無所有)를 통해 소유로 인해 얽매이고 집착하는,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논제에서는 두 글에서 ‘소유’에 관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소유와 행복한 삶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논제의 의도에 잘 맞는 논술문을 쓰기 위해서는 두 글에서 ‘소유’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한 뒤 ‘소유와 행복한 삶의 관계’를 자신의 관점으로 재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학생이 대체적으로 논제의 의도에 부합하는 답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글의 전개과정에서 간혹 논제의 의도에서 벗어난 내용의 글도 있었는데 이는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한 좋은 논술문을 쓰기 위해서 글을 쓰기 전 개요 작성 연습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예란 학생은 ‘지나친 소유욕에 대한 비판’을 두 글에 나타난 공통점으로 지적한 종합적 사고 능력이 칭찬할 만하다. 이처럼 제시된 여러 글의 중심내용과 주제를 찾아내는 능력을 키우면 자연스럽게 논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글의 본론 부분에서 ‘많이 가진 사람이 멋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에서 ‘멋있다’라는 주관적인 판단을 보여주는 표현은 글의 명료함을 흐려지게 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주관적이기보다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이어야 설득력 있는 좋은 논술문이 될 수 있다.

김지영 학생은 소유와 행복의 비례관계는 단지 고정관념이고 실제로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따라 일관된 논거를 제시하고 행복이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자세로부터 나온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의 결론이 돋보인다. 또한 두 글의 공통된 주제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그에 반하는 예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공고히 하는 능력도 칭찬할 만하다. 특히 오해를 일으킬 수 있거나 막연한 어휘가 아닌 명료하며 객관적인 어휘를 사용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논술문이 갖추어야 할 조건 중 하나인 명료한 문장은 객관적이고 분명한 의미를 가진 어휘 사용이 그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은주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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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글 (가)는 관용의 의미를 나타낸 글이다. 글 (나)는 형사 자베르가 갈등하는 모습을 나타낸 글이다. 글 (나)에서 자베르가 겪고 있는 갈등의 내용을 설명하고 ‘자베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에 관하여 자신의 생각을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 제시문

(가) 사랑의 실천 모습으로서 우리는 관용을 생각할 수 있다.

관용이란 남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것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서 약점을 가지고 있고 우리와 똑같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관용이 모든 사람의 잘못을 무조건 용서해 주자는 것은 아니다. 전체 사회의 질서를 위하여 범죄 행위 같은 것을 용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법과 처벌만으로 사회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중학교 도덕1 교육인적자원부 103, 104쪽]

(나) 자베르는 마차를 세웠다. 그러고는 장발장을 도와 마리우스를 마차에 태웠다.

“이 사람들을 데려다 주시오.”

자신을 체포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장발장은 어리둥절해진 얼굴로 자베르를 바라보았다. 자베르는 뒤돌아 뚜벅뚜벅 걸어가 버렸다.

마차가 출발하자 자베르는 뒤돌아서서 떠나는 마차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자베르는 강변을 따라서 천천히 걸었다. 노트르담 다리까지 온 그는 다리의 난간을 잡고 가만히 서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그는 몹시 괴로웠다. 그동안 그는 자신이 맡은 업무에만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채 살아온 것이었다. 그것을 장발장이 깨닫게 해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지 구해 주었다.

자베르는 장발장을 용서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직업을 생각해 보면 그는 장발장을 체포해야 했다.

‘법을 지키는 형사로서 장발장을 체포해야 하는가, 그를 용서해야 하는가….’

[장발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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