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실시된 결선 투표에서 이 교수는 총 1468표 가운데 524.7표(35.7%)를 얻어 1위를 차지했으며 조 교수는 490.3표(33.4%)로 2위를 차지했다. 이들과 함께 10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 3위로 결선 투표에 오른 오연천(吳然天·55·행정대학원) 교수는 450.9표(30.7%)를 얻었다. 무효표는 2.1표였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대는 1991년 총장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직원에게도 1인당 0.1표의 투표권을 부여했으나 이 교수가 전임강사 이상 교원과 직원 양측에서 모두 최다 득표해 직원이 후보의 순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서울대는 ‘총장 후보 추천에 관한 규정’에 따라 결선 투표에서 1, 2위를 한 이 교수와 조 교수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총장 후보로 추천하며, 대통령은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이들 가운데 한 명을 총장에 임명한다.
직선제 도입 이후 실시된 5차례의 서울대 총장 후보 선정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총장에 임명된 전례로 볼 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 교수가 총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에는 교원 1622명 중 1377명(투표율 84.9%), 직원 990명 중 910명(91.9%)이 참여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이장무 교수 “과학고 특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재선발”▼
제24대 서울대 총장 후보 선정 결선 투표에서 1위를 한 이장무 교수는 2002년 제23대 총장 후보 선거에도 나왔으나 최종 2명의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이 교수는 교직원들 사이에서 친화력이 좋고 각계에 인맥이 풍부한 ‘마당발’로 소문나 있다.
이 교수 스스로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의 탄탄한 인맥을 장점으로 앞세워 “산업계, 학계, 관계 동문들과 폭넓고 실질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발전기금 마련 등 서울대 발전을 위해 인맥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교수는 1위가 확정된 뒤 “대학의 개혁과 자율성 확보 등 정운찬(鄭雲燦) 총장이 이뤄 놓은 업적을 그대로 이어받아 서울대를 계속 발전시키겠다”며 “정부의 교육 정책이 옳다면 맞춰 나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부를 설득하고 할 말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교수는 “각 대학에 맞는 입시제도가 따로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며 “국립대로서 지역균형선발은 계속 유지해야겠지만 교육의 수월성 확보를 위해 과학고 학생 등에 대한 특차 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립대 법인화가 갖는 장점이 많기 때문에 구성원의 합의를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서울대 법인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그는 또 “서울대가 학생 수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학과의 경우 정원이 지나치게 많이 감축된 측면이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사학자이자 문교부 장관을 지낸 두계 이병도(斗溪 李丙燾·1989년 작고) 선생의 손자이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이춘녕(李春寧) 명예교수의 아들이다. 또 이건무(李健茂)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 교수의 동생이다.
▼조동성 교수 “학교 발전 고민하는 자리 참여해 보람”▼
2위를 한 조동성 교수는 1978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했고 기획부 실장, 경영대 학장 등을 거쳤다. 한국 경영학계에서는 펀드레이징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욱(崔鍾旭) 전 SKM 회장이 조 교수의 매형으로, SK그룹과는 사돈지간이다.
조 교수는 “선거를 통해 모든 후보가 서울대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며 “서울대 발전을 고민하는 자리에 함께 참여해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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