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 낮고 재산 적어도 신용점수 높을 수도

  • 입력 2006년 5월 10일 03시 03분


코멘트
전국에서 신용점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가장 낮은 곳은 전남이었다.

한국신용정보가 주소 정보를 갖고 있는 1285만 명의 신용점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평균 74.1점, 전남은 68.3점이었다.

서울은 인구도 많고 산업 활동이 활발해 신용 거래가 빈번히 이뤄지면서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정보의 신용점수는 신용카드 대금과 대출금 연체, 빚보증 등 부정적인 실적이 있으면 뚝 떨어진다. 따라서 한 지역의 산업이 전체적으로 위축돼 신용거래가 줄어들거나 연체가 많아지면 평균 신용점수가 떨어진다.

서울에 이어 신용점수 순위 2, 3위에 오른 울산과 대구 역시 인구가 많고 산업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곳이다.

○ 역시 서울 서초·강남

서울만 놓고 살폈을 때에는 소득 수준이 높고 신용카드 사용 등 금융 거래 실적이 좋은 서초구와 강남구가 각각 신용점수 1, 2위에 올랐다.

서초구는 평균 76.9점, 강남구는 76.5점이었다.

두 지역은 표준편차 크기도 150점대로 작았다. 전국 평균 표준편차는 171.7이다. 표준편차가 작다는 건 이들 지역의 신용점수가 고르게 분포돼 있다는 뜻. 서초구와 강남구 주민 대부분이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다.

반면 서울 자치구 중 강북구의 신용점수는 평균 71.2점으로 가장 낮았다. 강북구의 표준편차는 178.1로 전국 평균보다 컸다. 이는 신용점수가 높은 주민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신용점수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점수 차도 크다는 뜻이다.

등급별 분포를 보면 이런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서초구 주민 가운데 연체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신용이 확실한 ‘최우량등급’인 1, 2등급 주민은 전체 13만8382명 가운데 3만9096명으로 28.3%나 됐다. 반면 강북구는 1, 2등급 주민이 전체의 16.2%에 그쳤다.

사실상 신용정보관리대상자(옛 신용불량자)로 간주되는 10등급의 비율은 강북구(12.2%)가 서초구(6.3%)의 갑절이나 됐다.

반면 전통적인 서울 부촌(富村)인 종로구(평창동), 용산구(한남동), 성북구(성북동), 중구(장충동)는 신용점수 평균 기준으로 서울 25개 구(區) 가운데 16, 18, 19, 21위를 차지했다. 이 지역에 신용점수가 낮은 주민도 많이 살아 신용격차가 크다는 뜻이다.

○ 신용은 소득순이 아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서울의 신흥 부촌. 하지만 신용점수는 꼭 소득과 비례하는 건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득이 다소 적더라도 신용도가 높은 지역이 눈에 띈다. 신용은 소득보다 관리에 달렸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노원구.

노원구는 본보가 지난해 말 조사한 ‘10억 원 이상 고액 예금자’ 분포 조사에서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19위였다.

하지만 노원구에는 젊은 샐러리맨이 많이 산다. 노원구의 신용점수는 평균 75.6점으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3위였다.

노원구의 표준편차 역시 164.8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작다. 지역 주민들의 신용점수가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

신용도가 비교적 높은 샐러리맨들이 집중돼 있는 3, 4등급 비율은 노원구가 서초구보다 오히려 약간 높았다. 서초구 주민 가운데 3, 4등급 주민의 비율은 36.1%이지만 노원구는 36.2%였다.

노원구는 1등급 비율(13.7%)이 서초구(15.7%)보다 적고 10등급(8.1%)의 비율이 서초구(6.3%)보다 높았지만 다른 등급은 서초구와 비슷했다.

신한카드 리스크본부 최엄문(崔嚴文) 부부장은 “노원구에는 신중하게 대출받고 계획대로 갚아 나가는 직장인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신용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평균 신용점수가 높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