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은 지금 ‘2세 맞이’…잉어떼 산란-흰뺨검둥오리 알 발견

  • 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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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왔어요” 요즘 길이 30∼40cm짜리 큰 잉어가 알을 낳기 위해 서울 청계천 중류까지 힘차게 거슬러 올라오고 있다. 청계천은 어류가 올라올 정도로 생태 환경이 좋아졌다. 사진 제공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한강에서 왔어요” 요즘 길이 30∼40cm짜리 큰 잉어가 알을 낳기 위해 서울 청계천 중류까지 힘차게 거슬러 올라오고 있다. 청계천은 어류가 올라올 정도로 생태 환경이 좋아졌다. 사진 제공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지난해 10월 복원된 서울 청계천의 생태계가 첫봄을 맞아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청계천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이 ‘2세’를 준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 7일 청계천 중류의 한 다리 부근 풀숲에서 흰뺨검둥오리의 둥지와 알이 처음 발견됐다. 이 둥지는 청계천 산책로와 가깝지만 풀로 가려져 있다. 둥지 안에는 흰뺨검둥오리가 낳은 알 7개가 있었다. 어미 흰뺨검둥오리가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도 수차례 목격됐다.》

하류 지역에서 왜가리와 일부 텃새화된 청둥오리가 겨울 철새가 떠난 둥지에 알을 낳은 적은 있지만 중류 지역에서 알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최근에는 한강의 잉어 떼가 산란을 위해 청계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광경이 하류인 청계9가 신답철교와 중류인 청계8가 황학교, 영도교에서 관찰되기도 했다.

청계천 중류까지 잉어와 조류가 이동하는 것은 이 일대 생태 환경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서울시 산하 시설관리공단은 최근 청계천에서 160여 종의 어류와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생태 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청계천이 살기 좋아” 7일 서울 청계천 중류에서 발견된 흰뺨검둥오리의 둥지(오른쪽). 둥지의 알 7개는 청계천이 야생 조류가 산란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생태 환경이 개선됐음을 알려 준다. 위 사진은 흰뺨검둥오리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사진 제공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청계천의 물(2급수)이 맑고 플랑크톤 등 먹이가 풍부해 어류와 조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길이 30∼40cm의 잉어가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알을 낳기 위해 황학교 부근까지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청계천 하류인 중랑천 합류 지점에 어도(魚道·물고기 길)를 설치하면서 한강에서 청계천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물고기의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공단 측은 추정했다.

현재 청계천 상류에는 버들치 갈겨니 돌고기 피라미, 중·하류에는 메기 피라미 미꾸리 잉어 붕어 밀어 등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는 청계천의 흰빰검둥오리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둥지가 있는 곳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공단은 조류의 산란 둥지를 발견하면 신고해 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02-2290-6885, www.sisul.or.kr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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