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녀 36% “아이 필요없다”

  • 입력 2006년 3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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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여성은 결혼을 하지 않으려 하고 결혼한 여성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 빠르게 변하는 결혼관과 자녀관이 저출산 현상의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공동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2005년도 전국 결혼·출산 동향조사’ 결과다.》

■ 2005년 결혼 - 출산 동향

이 조사는 전국 20∼44세 기혼여성 3802명과 미혼 남녀 267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6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결혼·자녀관 달라졌다=미혼자 가운데 여성(73.8%)보다 남성(82.5%)이 결혼을 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35세 이상 미혼 여성의 경우 절반(50%)만이 결혼을 희망했다.

‘결혼과 관계없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남성(64.2%)이 여성(40.9%)보다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미혼자들은 교육·양육비 부담 등에 따라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한 명만 두겠다는 경향이 강했다. 남성은 자녀양육 부담(22.4%), 자녀교육 부담(18%), 소득 불안정(17.5%) 등을 이유로, 여성은 자녀양육 부담(24.5%), 자녀교육 부담(22.3%), 일과 가정의 양립 곤란(17.6%) 등을 이유로 자녀를 한 명만 두겠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의식은 결혼 후에도 계속된다. 기혼 여성 3명 중 1명 이상(35.5%)이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자녀가 있으면 노후에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데는 기혼 여성의 21.3%만 찬성했다. 그러나 ‘자녀가 있으면 노년에 덜 외로울 것’(78.9%)이라는 인식에는 공감했다.

▽결혼·출산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 바뀌어=취업 여성이 결혼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둔 비율은 61.2%였다. 또 취업 여성 중 첫아이 출산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둔 경우는 49.9%였다.

결혼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가정에 전념하기 위해’(27.5%), ‘임신·출산 때문에’(17.9%), ‘가정과 직장 일을 동시에 할 수 없어서’(17.2%) 등이 꼽혔다.

▽자녀 양육·교육비 부담=자녀가 태어난 뒤에도 문제는 남아 있다. 자녀가 있는 가구 가운데 전체 생활비 중 자녀 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했다는 응답이 51.7%로 절반을 넘었다.

주택 보유 여부도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29세 기혼 여성은 주택 보유 시 평균 자녀 수가 1.14명인 데 비해 무주택자는 1.04명이었다. 30∼34세는 주택 보유자 1.70명, 무주택자 1.60명이었고 35∼39세는 각각 1.98명, 1.93명으로 무주택자의 저출산 경향이 두드러졌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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