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문을 연 고양동의 ‘걸어다니는 도서관’의 정겨운 풍경이다. 30평이 채 안 되지만 하루 200여 명이 찾는 동네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1년 앞서 개장한 덕양구 행신동 햇빛마을 20단지 도서관 역시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시내의 큰 도서관까지 가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주차하기도 어려웠는데 동네에 있으니 너무 편리하고 좋다”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시립도서관에 비해 장서나 시설에서 뒤지지만 손쉽게 찾을 수 있어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작은 도서관이 인기를 얻으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독서실 위주의 대형 도서관과는 달리 독서, 문화,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게 특징. 2002년 경기 도내에서 처음 작은 도서관 운동을 시작한 부천시에는 11곳의 동네 도서관이 있다.
부천시 오정구 고강1동사무소 1층에 자리 잡은 고리울(고강동의 옛 이름) 꿈터 도서관 역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도서 대출과 열람뿐만 아니라 방학 때는 신문 만들기, 독서토론, 동화구연교실 등 10여 개의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주부들은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단을 만들어 아이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서 고수영(28) 씨는 “가족적인 분위기라서 아이들과 학부모가 모두 좋아하는 것 같다”며 “주부들은 학교 정보 공유, 자녀 독서지도, 친목 모임 등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도서관은 시가 공간과 예산을 지원하고 학교재단, 종교재단, 주민자치센터 등이 위탁받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이 설립한 마을문고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다”며 “1개 도서관 운영에 드는 연간 4000만 원 안팎의 예산에 비하면 주민들의 책 읽기 확산 효과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경기도는 시군들의 이런 움직임과 주민들의 욕구에 힘입어 올해 12개를 신설하는 것을 비롯해 2008년까지 모두 46개의 작은 도서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손쉽게 찾아가서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예상외로 높아 시군별로 도서관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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