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정겨운 동네 도서관, 부러우시죠

  • 입력 2006년 3월 1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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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오정구 고강1동 고리울 꿈터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다. 사진 제공 부천 고리울 꿈터 도서관
부천 오정구 고강1동 고리울 꿈터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다. 사진 제공 부천 고리울 꿈터 도서관
1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마을회관 옆 도서관엔 5000여 권이 책이 가득 차 있다. 마룻바닥에 놓여 있는 탁자에는 책을 읽는 초등학생들로 북적였다. 바로 옆의 소파에서는 유치원생이 동화책을 읽어 주는 엄마 품에 안겨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고양동의 ‘걸어다니는 도서관’의 정겨운 풍경이다. 30평이 채 안 되지만 하루 200여 명이 찾는 동네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1년 앞서 개장한 덕양구 행신동 햇빛마을 20단지 도서관 역시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시내의 큰 도서관까지 가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주차하기도 어려웠는데 동네에 있으니 너무 편리하고 좋다”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시립도서관에 비해 장서나 시설에서 뒤지지만 손쉽게 찾을 수 있어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작은 도서관이 인기를 얻으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독서실 위주의 대형 도서관과는 달리 독서, 문화,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게 특징. 2002년 경기 도내에서 처음 작은 도서관 운동을 시작한 부천시에는 11곳의 동네 도서관이 있다.

부천시 오정구 고강1동사무소 1층에 자리 잡은 고리울(고강동의 옛 이름) 꿈터 도서관 역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도서 대출과 열람뿐만 아니라 방학 때는 신문 만들기, 독서토론, 동화구연교실 등 10여 개의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주부들은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단을 만들어 아이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서 고수영(28) 씨는 “가족적인 분위기라서 아이들과 학부모가 모두 좋아하는 것 같다”며 “주부들은 학교 정보 공유, 자녀 독서지도, 친목 모임 등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도서관은 시가 공간과 예산을 지원하고 학교재단, 종교재단, 주민자치센터 등이 위탁받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이 설립한 마을문고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다”며 “1개 도서관 운영에 드는 연간 4000만 원 안팎의 예산에 비하면 주민들의 책 읽기 확산 효과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경기도는 시군들의 이런 움직임과 주민들의 욕구에 힘입어 올해 12개를 신설하는 것을 비롯해 2008년까지 모두 46개의 작은 도서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손쉽게 찾아가서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예상외로 높아 시군별로 도서관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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