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대구부산고속도로 직접 달려 보니

  • 입력 2006년 2월 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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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개통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진출입 지점이 좁아 요금소마다 정체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지난달 25일 개통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진출입 지점이 좁아 요금소마다 정체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2일 오후 6시 17분 신(新)대구부산고속도로 수성 나들목. 부산을 떠나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동대구 갈림목∼수성 나들목 구간을 달렸지만 징수원은 9200원을 요구했다.

기자가 “1일부터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과 구별해서 요금을 받겠다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발표를 믿고 6900원만 준비했다”고 말하자 그는 “일단 돈을 내고 영업소에서 2300원을 환불받으라”고 알려 줬다.

환불 담당 직원에게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인 줄 뻔히 알면서 돈을 더 받는 것은 비양심적 행위가 아니냐”고 했더니 “차로는 구분됐지만 본사에서 별다른 지침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요금 징수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고속도로운영회사는 “1일부터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과 구별해 요금을 징수하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보 3일자 A12면 참조

하지만 기자가 2일 고속도로를 직접 이용해 본 결과 여전히 비싼 요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측에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자 “오늘 오후 6시부터 자동 환불시스템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또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 과속단속 카메라 등 안전시설이 부족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오후 8시 50분경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부산 방향 밀양 나들목 부근에서 속도를 시속 140km까지 높여 봤다. 제한속도는 시속 110km.

1차로에서는 승용차들이 훨씬 빨리 달렸다. 시속 180km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직선구간이 많아 과속하는 차량이 많지만 82km 전 구간에 단속카메라는 상하행선에 1개씩밖에 없다.

다른 고속도로가 위험구간에 10∼20km마다 단속카메라를 설치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개통 하루 만에 남밀양 나들목 부근에서 과속으로 인한 추돌사고로 2명이 숨졌다.

개통 첫날에는 도로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차량 7대가 타이어 조각 등과 부딪혀 파손됐다. 또 노면에서 튀어 오른 돌 때문에 수십 대 차량의 유리창과 전조등에 금이 갔다.

대동 갈림목과 동대구, 수성 나들목 등 진출입로의 도로표지판 역시 허술하다. 운전자 박모(43) 씨는 “수성 나들목을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울산에 가야 하는데 갈림길에 양 방향 모두 부산으로 표시돼 길을 잘못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 대동요금소∼대동 갈림목 2.8km는 편도 2차로에 불과해 도로 개통 이후 차량이 몰리면서 상습 정체 구간이 됐다. 보통 2분이면 통과가 가능하지만 출퇴근 시간대에는 10∼30분 걸린다. 병목 현상이 예상되는데도 운영 회사가 도로를 확장하지 않아서 빚어진 일이다.

운영사 홈페이지(www.dbeway.co.kr)와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www.freeway.co.kr)에는 개통 1주일 만에 요금과 운영시스템에 항의하는 글이 1000여 건 올라왔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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