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회에서 잘하려면…공부 더하세요

  • 입력 2006년 1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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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의 ‘2006 연세 예비대학’에 참가한 이 대학 합격생들이 18일 ‘와인과 문화’ 강의를 듣고 있다. 요즘 대학 합격생은 입시 준비생만큼이나 바쁘다. 사진 제공 연세대
연세대의 ‘2006 연세 예비대학’에 참가한 이 대학 합격생들이 18일 ‘와인과 문화’ 강의를 듣고 있다. 요즘 대학 합격생은 입시 준비생만큼이나 바쁘다. 사진 제공 연세대
지난해 10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부터 수시모집 합격 통보를 받은 강유진(18·여) 양은 올해 입학식 때까지 맘껏 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 양은 고교 시절보다 더 다양한 공부를 해야 했다.

강 양은 책 14권을 읽고 독후감 5편을 썼으며 훈련 캠프에서 암벽등반을 하고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요즘도 매일 8시간 동안 영어 수업을 받고 3시간 동안 컴퓨터를 배운다.

KAIST는 올해부터 수시모집 합격생을 대상으로 ‘특별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대학 강창원(姜昌遠) 교무처장은 “고교에 수시 합격생 프로그램이 없어 합격생들이 시간을 허비하기가 쉽다”며 “신입생을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위해 영어 실력을 다지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대학 신입생은 놀 시간이 별로 없다. 각 대학이 입학 전 교육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이공계 합격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수학 주문형 강좌를 올해부터 인문사회계 합격생에게까지 확대했다. 한양대는 합격생에게 ‘파워포인트’, ‘포토샵’ 등 컴퓨터 강의를 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합격생이 입학하기도 전에 학점을 주고 있다.

연세대 합격생 고유희(19·여) 씨는 요즘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읽는 중이다. 연세대는 올해부터 예비 신입생에게 필독도서 3권을 읽고 개학 전 독후감을 내도록 해 학점을 매긴다.

연세대 학부대학 홍혜경(洪惠璟) 교수는 “입학 전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높다”고 말했다.

한양대 안종길(安鍾吉) 입학홍보팀장은 “2008학년도부터 더 체계적인 입학 전 교육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공부 더 하고 나가세요▼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졸업생 애프터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성균관대 졸업생들이 24일 모교 퇴계인문관 강의실에서 ‘문화마케팅 전문가 과정’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사진 제공 성균관대

24일 오후 10시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퇴계인문관 6층 강의실.

이날 수강생은 재학생이 아닌 졸업생 90여 명. 이들은 졸업생 재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문화마케팅 전문가 과정’을 선택했다. 수강생들은 ‘E-sports 축제 기획 실무’를 강의한 이상호(李相浩) MBC게임 총괄국장에게 쉴 새 없이 질문 공세를 폈다.

대학들이 ‘졸업생 애프터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실업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졸업생과 취업 이후 전문성을 보강하려는 졸업생에게 다양한 실무 교육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4년 전 ‘졸업생 리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올해는 재무제표 보는 법, 리더십 교육 등 회사 실무에 도움이 되는 온라인 강의 15개 과목을 마련했다.

건국대는 취직에 성공한 졸업생이 재학생이나 미취업 졸업생들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는 멘터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공기업, 금융권 등 분야별 소모임을 만들어 각 회사의 문화, 전망 등을 공유하는 등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졸업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에 입사한 이모(29·건국대 섬유공학과 졸업) 씨는 “취업정보뿐 아니라 취직 후 겪는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멘터의 조언을 듣고 해결한다”고 말했다.

성신여대는 미취업 재취업 졸업생에게 인성 적성 검사와 진로 상담을 제공한다. 연세대도 올해 ‘졸업생들을 위한 직무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성균관대 경력개발센터 최흥덕(崔興德) 과장은 “대학이 졸업생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대학은 졸업생의 자기 계발과 평생 학습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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