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묵은 보리쌀 어떤맛? …대전서 6·25때 묻어둔 것 발견

  • 입력 2006년 1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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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피란길에 가정집 마당에 묻어 둔 보리쌀이 55년 만에 발견됐다.

대전 중구 정생동 강희길(60) 씨는 최근 무너진 담을 고치려고 굴착기를 동원해 마당 정지작업을 벌이다 땅 속에서 보리쌀이 들어 있는 드럼통(사진) 2개를 발견했다.

15년 전 이 집에 이사 온 강 씨는 “전 주인에게서 ‘집 마당에 전쟁 때 보리쌀을 묻어 두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공사 중 보리쌀이 들어 있는 드럼통이 나왔다”고 말했다.

드럼통에는 보리쌀 2말 정도와 미숫가루가 발견됐으나 미숫가루는 물이 차 썩어 있었다. 강 씨는 “보리쌀에 돌이 많이 섞여 있고 알갱이가 거칠긴 했으나 냄새가 나지 않고 먹는 데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문을 들은 동네 주민들이 당뇨에 좋을 것 같다고 말해 나눠 줬다”며 “전쟁 당시 우리에게 먹을거리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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