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특집 “금광, 지구환경 훼손 심각”

  • 입력 2005년 10월 26일 03시 06분


코멘트

《인류의 역사는 금과 함께 흘러왔다. 하지만 황금에 눈이 먼 인류는 그동안 무수한 금광이 쏟아놓은 배설물들은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한 달간의 취재를 통해 전 세계 금광의 실태와 그로 인한 지구촌 환경폐해를 파헤친 뒤 24일 특집기사를 실었다. 미국 네바다 주에서는 금 1온스(31.1035g)를 얻기 위해 100t이 넘는 흙이 깎이고 30t이 넘는 암석이 채굴된다. 현재 금 1온스는 460달러(약 48만5000원) 정도.》

▽더러운 금?=세계적으로 금 광산들이 하루에 파내는 흙과 암석의 양은 50만 t에 이른다. 파헤쳐진 땅과 화학처리된 암석가루는 광산 주변을 사막화하고 식수를 오염시키고 있다. 가장 큰 해악은 금을 분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은과 시안화물에서 나온다. 대다수의 금광은 암석 가루를 시안화물 용액에 잠그는 시안법과 수은을 사용하는 아말감법을 혼용해 쓰고 있다.

문제는 시안화물과 수은이 핵폐기물과 맞먹을 정도의 유독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중화도 거의 되지 않는다는 점. 이는 대기에 쉽게 증발되고 물에도 쉽게 녹는다.

2000년 루마니아에서 금광 폐기물이 다뉴브 강 지류로 흘러 1000t 이상의 물고기가 죽고 유독물질이 2600km 떨어진 흑해까지 흘러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1995년에는 남미 가이아나에서 79만 갤런의 시안화물 폐기물이 에세퀴보 강을 오염시키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이런 오염사고는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한 환경단체는 뉴욕에서 “더러운 금은 안 된다”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환경부담금이 금값을 결정한다?=지금까지 금값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희귀성과 금을 채굴하는 데 들어가는 사회적 노동력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금 채굴 비용이 줄어드는 대신 ‘환경 파괴에 대한 보상’이 새로운 비용으로 추가되고 있다.

금광들은 세계적인 비난 때문에 더는 폐기물 처리를 방관할 수 없다. 폐기물을 처리하고 나무를 심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많은 거대 기업은 가난한 나라들로 진출하고 있다. 전 세계 금 생산량의 70%가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나라들도 환경 훼손을 방관하지 않는다.

세계 5위의 광산업체인 캐나다 ‘플레이서 돔’은 최근 금광 폐기물이 강과 바다로 흘러가 산호초까지 파괴시킨 혐의로 필리핀 정부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