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중간계층 보수화

  • 입력 2005년 10월 13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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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산업화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무직 기술술자 등 '중간계급'이 크게 늘고 스스로를 '보수층'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홍두승(洪斗承) 사회학과 교수는 13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해방 60주년, 한국 사회의 계층구조와 그 변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과학기술 발달로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1960년대 이후 한국사회는 전문 기술 관리직 등의 중간계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통계청의 인구센서스에 파악된 남성 경제활동인구를 토대로 한국사회의 계급을 '중간(사무직)' '근로(노동자)' '도시하류(도시빈민 또는 저학력 실업자)' '독립자영농(농민)' '농촌하류(농업 또는 막노동)' 등 5개로 계층으로 나눴다.

그의 연구는 이 중 중간계급이 1960년 20.5%에서 2000년 53%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사무직을 중심으로 중간계급이 늘면서 노동력의 질도 변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됐으며 교육수준도 이에 맞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계급이나 직업 구조를 파악할 때 교육 변수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국에서 교육열이 높은 이유는 계층 이동에 대한 열망 때문이며 이는 교육을 통한 상승 이동이 상위 계층으로 진입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홍 교수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세 이상 전국의 성인 남녀 1500명(1990년)과 1000명(2002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국인의 이념 성향이 갈수록 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결과 '나의 주관적 이념 성향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1990년에는 '보수'-'중도'-'진보'에 대한 답변이 각각 38%-41%-21%의 비율을 보인 반면 2002년에는 48%-26%-25%의 비율을 보여 "중도 성향의 사람이 줄고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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