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과잉 덫에 빠진 한국]대졸자 손익 따져보니…

  • 입력 2005년 9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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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졸업은 남는 장사일까.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고학력화와 임금소득 불평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지위, 체면, 결혼조건 등을 빼고 월급 측면만 한정해서 봤을 때 4년제 대학 입학은 그리 훌륭한 투자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부의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1983∼2003)’를 바탕으로 4년제 대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산출한 결과, 1인당 총 1억1190만∼1억3071만 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을 비롯해 대학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이 9308만 원이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비가 2700만 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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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고등학교 때 드는 학원비, 과외비 등 사교육비는 한 달에 30만∼60만 원 선. 중학교 때는 그 절반으로 계산했다.

대학졸업자가 평균 만 21세부터 60세까지 근무한다고 했을 때 평생 받을 월급을 현재의 가치로 계산하면 2억5853만 원. 고졸 취업자는 1억6157만 원, 2년제 전문대학 졸업자는 2억2562만 원으로 추산됐다.

대졸자는 고졸자보다 9696만 원, 전문대 졸업자는 고졸자보다 6405만 원을 더 번다는 계산. 결국 대학교육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더구나 고교 졸업자와 대졸자 간의 임금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4년제 대학졸업자는 1993년에 고졸자에 비해 2.2배를 받았으나 2003년에는 1.5배 수준으로 좁혀졌다. 미국은 정반대다. 미연방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80년 대졸 남자의 연봉은 1980년 5만2492달러로 고졸 남자의 3만6430달러에 비해 44% 많았다. 하지만 2000년에는 대졸 남자의 연봉이 6만9421달러로 고졸 남자의 3만6770달러에 비해 89%나 많았다.

노동연구원 안주엽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학력 간 임금격차가 벌어진 것은 중국산 저가 상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값싼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줄었지만 기술 진보가 이어지면서 고학력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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