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아이 속마음 알고나서 딱맞는 공부법 찾았죠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03분


코멘트
초등학교 3학년생 어린이가 학습컨설턴트와 상담하면서 어린이용 성격유형검사 MMTIC 검사를 받고 있다. 김미옥 기자
초등학교 3학년생 어린이가 학습컨설턴트와 상담하면서 어린이용 성격유형검사 MMTIC 검사를 받고 있다. 김미옥 기자
《‘우리 아이는 호기심이 많은 대신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데….’ ‘그림을 잘 그리니 학원에 보내 볼까.’ 요즘 엄마들은 자녀에게 꼭 맞는 맞춤식 교육을 원한다. 자녀가 시행착오 없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각종 성격 및 적성검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성격따라 피아노 교육법도 달라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나고요. 그러나 일단 다른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했다고 생각하면 어쩔 줄 몰라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정현이가 최근 학원에서 받은 성격유형검사 MBTI 결과다. 성격은 NF형. 학원 측은 정현이에게 “억지로 외우도록 하기보다는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스스로 탐구하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정서적으로 민감하므로 자주 격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MBTI 검사는 4개의 지표를 이용해 성격을 16개 유형으로 나눈다. 4가지 지표란 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 등이다. 외향형(E)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기운이 나는 데 반해 내향형(I)은 혼자 있을 때 집중한다. 감각형(S)은 경험을 통해, 직관형(N)은 직관과 상상력을 통해 사물을 이해한다. 사고형(T)은 논리적 분석적 원칙적이지만 감정형(F)은 감정이 풍부하고 남과의 조화를 고려한다. 판단형(J)은 계획하고 준비하지만 인식형(P)은 융통성이 있어 상황에 따라 일을 처리한다.

학습컨설턴트업체 에듀플렉스 권혜연 원장은 “검증된 검사이기 때문에 신뢰가 간다”며 “아이가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효과적인지 조언할 때 확실히 참고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는 초등학교 교사의 학생지도와 피아노 강사의 교습에도 활용된다.

한국피아노교수법연구소 송지혜 소장은 “아이들의 성향을 알고 피아노를 가르치면 아이들이 피아노에 흥미를 보인다”고 권한다.

감각형 아이에게는 구체적인 손 모양을 보여 주고 소리를 들려 주어야 잘 따라하고 직관형 아이에게는 상상의 이야기를 꾸며 분위기를 띄워 주면 놀랍게 달라진다.

정밀한 검사와 평가를 원한다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는 MMTIC(어린이 및 청소년용 MBTI)를 받는다. 한국MBTI연구소의 홈페이지(www.mbti.co.kr) 참조.

○학원 마구잡이 보내면 잠재력 감소

소아정신과전문의 신성웅 씨는 MBTI 검사는 성격검사이므로 자라면서 성격이 바뀔 가능성이 많은 어린이에게 참고용 이상으로 삼을 경우 부작용이 따른다고 말한다.

다만 지식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따른 감각형-직관형 분류는 타고난 성향이 강하므로 공부법에 응용해봄 직하다는 것.

신 씨는 최근 ‘1등 하는 아이는 공부방법부터 다르다’는 책을 통해 감각형(수직형)과 직관형(수평형)에 따른 공부법을 제시한다. 특히 MBTI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초등 저학년에게 유용하다. 신 씨의 홈페이지(www.AELab.co.kr) 참조.

수평형은 공부할 때 배워야할 것들 사이의 관계를 한눈에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난 반면에 잔 실수가 많다. 수직형은 차근차근 지식을 쌓아가는 능력은 좋은 편이지만 전체를 이해하는 능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신 씨는 “2000∼2003년 서울대 학습증진클리닉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공부습관을 지도한 결과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수평형 아이는 자잘한 실수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을 하기 전 ‘한 박자 쉬고,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게 한다. 도전의식이 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단계 높은 목표를 주는 것도 좋다.

수직형의 경우 꼼꼼한 특성을 살려 쉬운 책을 반복해 읽고 책의 목차를 자주 보게 해 전체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습관을 들인다.

취학 전 자녀를 둔 엄마들의 관심은 공부 보다는 타고난 소질 살려주기.

한국메사연구소 정미숙 소장은 “자녀의 특성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마구잡이로 학원을 보냈다가는 잠재력을 사장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www. nowmesa.org)의 TCT-DP 검사 참조.

정 소장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섣불리 진단할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 주로 무엇을 그리는지 표현 방식이 어떠한지를 관찰하면 아이의 특성이나 소질을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