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법원장]사법불신-권력 외압에 11명중 4명 중도퇴진

  • 입력 2005년 8월 19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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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후 임명된 대법원장들의 면면에는 영욕(榮辱)이 교차한 사법부의 역사가 투영돼 있다.

역대 대법원장은 모두 11명. 초대 김병로(金炳魯) 대법원장에 이어 조용순(趙容淳) 조진만(趙鎭滿) 민복기(閔復基) 이영섭(李英燮) 유태흥(兪泰興) 김용철(金容喆) 이일규(李一珪) 김덕주(金德柱) 윤관(尹관) 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이다.

이 가운데 4명이 민주항쟁과 사법파동, 군부정권 출범, 축재 논란 등으로 불명예스럽게 중도 퇴진했다. 조용순 2대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4·19혁명이 맞물려 조기 퇴진했다. 1950년대 말 법원은 진보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봉암(曺奉岩)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다. 1960년 4·19혁명으로 사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었고, 조 전 대법원장은 취임 2년이 안돼 물러나야 했다.

5, 6대 민복기 대법원장은 역대 최장수 대법원장. 그러나 그의 재임 시절인 1975년 ‘사법의 암흑’으로 불리는 ‘인혁당 판결’이 있었다.

1979년 7대 대법원장에 취임한 이영섭 대법원장은 신군부의 압력을 견디다 못해 2년 만에 옷을 벗었다. 그의 “오욕과 회한의 역사”라는 퇴임사는 사람들 입에 오래 오르내렸다.

김용철 9대 대법원장은 유임을 반대하는 판사들의 집단서명 운동에 떠밀려 조기 사임했다.

김덕주 11대 대법원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여 오명을 남겼다. 그는 1993년 소장 판사들이 법관 신분 보장 등을 요구하며 벌인 3차 사법파동으로 물러났다.

역대 대법원장과 재임 시기
1대김병로1948.8.5∼1957.12.15
2대조용순1958.6.9∼1960.5.10
3, 4대조진만1961.7.1∼1968.10.20
5, 6대민복기1968.10.21∼1978.12.22
7대이영섭1979.3.22∼1981.4.16
8대유태흥1981.4.16∼1986.4.15
9대김용철1986.4.16∼1988.6.20
10대이일규1988.7.6∼1990.12.15
11대김덕주1990.12.16∼1993.9.10
12대윤관1993.9.25∼1999.9.28
13대최종영1999.9.29∼2005.9.23(퇴임 예정)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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