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而時習之…” 한문 삼매경… 각계인사 고전읽기 바람

  • 입력 2005년 3월 1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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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왈, 학여불급이오 유공실지니라(子曰, 學如不及 猶恐失之·배움이란 도달할 수 없는 것같이 하고 배운 것은 잃어버릴까 두려운 듯이 해야 한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사단법인 유도(儒道)회 부설 한문연수원 강의실. 5평이 채 안되는 방은 논어(論語) 읽는 소리로 가득 찼다.

한문연수원은 1986년 전문적인 한문교육을 통해 동양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를 양성할 목적으로 세워진 곳. 매년 25명의 수업료 면제 장학생을 모집해 왔으며 올해 20기 장학생을 뽑았다.

3년간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배우는 과정으로 매주 2회 6시간 수업을 받는다. 강의는 장재한(張在한) 원장 등 7명의 교수가 맡고 있다.

이날의 ‘논어 성독(聲讀·소리내어 읽기)회’는 설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 26, 27일 이틀간 열린 성독회에는 졸업생과 재학생 등 28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대학원에서 동양사학을 공부하는 학생부터 60대 전직 은행지점장, 대학에서 동양화를 가르치고 있는 화백,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과 교수,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좌한 채 논어 한 구절 한 구절을 소리 내서 읽었다.

1기 졸업생으로 연수원에서 시경(詩經)을 가르치고 있는 한성대 정후수(鄭後洙·국문학) 교수는 “논어와 명심보감 같은 한문 고전을 읽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밝아지고, 그것이 한문의 묘미”라고 말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으로 일하는 하혜정(47) 씨는 “짧게 축약된 한문 고전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순간의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연수원 장 원장은 “국학이나 전통문화를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적인 한문교육이 필수지만 한문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드물다”며 “졸업생들이 후학 양성도 하고, 활발히 연구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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