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行 광역전철 타보니…“2시간만에… ‘서울 천안동’ 실감”

  • 입력 2005년 1월 2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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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 인천보다 그냥 조금 먼 것처럼 느껴져. 이건 완전히 시내 전철이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살면서 일주일에 두세 차례 고향인 충남 천안시를 방문하는 주부 이정숙(李貞淑·59) 씨는 27일 서울역을 출발한 광역전철이 천안역에 도착하자 “앞으로 천안을 오갈 때 고속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일은 없을 것 같다”며 흡족해 했다.

실제로 27일 탑승해 본 서울∼천안 간 광역전철은 이용 환경이나 절차가 여느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는 것과 똑같았다. 승차감이나 역사 편의시설도 비슷했다. 고속으로 달릴 때 다소 덜컹거렸지만 독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였다.

이날 서울역에서 천안역까지 걸린 시간(일반 열차)은 111분. 이어 급행열차를 타 봤다. 일반열차에서는 44분이 걸리던 가리봉∼오산 구간을 세류 화서 의왕 군포역 등을 무정차해 39분 만에 달렸다.

승객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새로 개통된 병점∼천안 구간을 이용한 승객은 20∼26일 7일간 하루 평균 5만2263명. 천안역에서 전철 승차권은 계속 팔렸지만 서울행 무궁화호 승차권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특히 경기도 외곽의 주민들이 광역전철 개통을 크게 반겼다. 경기 오산시 갈곶동에 사는 주부 이상희(李尙姬·37) 씨는 “전에는 서울에 가려면 시외버스로 서울 남부버스터미널에 내려 다시 대중교통을 타야 했는데 그런 불편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씨는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고 전광판의 정차역 표시가 엉뚱한 역으로 잘못 나오는 등 기관사나 승무원들이 준비를 덜한 느낌”이라며 “오산역사의 경우 국철 타는 곳과 전철 타는 곳을 정확히 표시하지 않아 처음에는 한참 헤맸다”고 말했다.

열차 앞머리의 작은 글자를 제외하곤 열차 안에 급행인지 일반인지를 알려 주는 안내판이 없는 것도 문제다. 주부 변향순(卞香順·43) 씨는 “신도림역에서 천안행이라고 써진 전철을 탔는데 급행인지 일반인지 알 수가 없어 다음 역에서 무조건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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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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