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자본주의하면 '빈부격차' 떠올린다

  • 입력 2005년 1월 16일 16시 17분


코멘트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자본주의를 생각할 때 '빈부격차'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까지 '경제가 성장할수록 빈부격차가 커진다'고 설명한 교과서 내용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한국 사회의 쟁점이 되고 있는 성장·분배 우선순위 논란 및 경제 양극화 문제가 매스미디어를 통해 꾸준히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고생의 절반 이상은 시장경제, 자본주의 등 경제일반 지식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해 이들의 편향된 인식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됐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작년 9월 연구소 홈페이지 등록회원인 중고생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6일 발표한 '청소년 경제교육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대상 중고생의 41.0%가 '자본주의 하면 빈부격차부터 연상한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이어 경쟁(24.3%), 효율성(10.4%), 부정부패(7.6%), 풍부한 기회(7.3%), 착취(0.7%) 등을 연상했다.

경제관련 지식을 습득하는 경로로는 신문·방송이 40.3%로 교과서(31.9%)보다 많았다. 이어 웹 사이트(11.8%), 가족(11.1%), 학습보조교재(3.5%), 클럽활동·동호회(1.4%) 순이었다.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25.7%가 '경제적 부의 창출'이라고 답했다. 또 사회공헌활동(18.8%), 좋은 상품의 생산(18.8%), 고용창출(16.7%), 정직한 납세(9.7%), 수출증대(5.6%)가 뒤를 이었다.

소비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63.9%가 '상품소비'를 꼽았고 이어 기업 감시(12.5%), 세금 납부(11.8%), 노동력 제공(6.9%) 순이었다.

또 학생들의 56.8%는 경제일반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보통'이라는 응답은 22.2%였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0.2%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김근영(金根暎)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경제연구소 회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도 우려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교육을 통해 경제의식을 선진화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