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수도권 지자체 고속철 민원 봇물

  • 입력 2004년 12월 27일 18시 09분


코멘트
2003년 12월 지하 2층, 지상 2층, 총 8만여 평 규모로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준공된 고속철도 광명역사. 당초 고속철 시발역으로 예정돼 하루 최대 이용객 10만여 명 규모로 설계됐으나 현재 이용객은 하루 8000여 명에 불과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3년 12월 지하 2층, 지상 2층, 총 8만여 평 규모로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준공된 고속철도 광명역사. 당초 고속철 시발역으로 예정돼 하루 최대 이용객 10만여 명 규모로 설계됐으나 현재 이용객은 하루 8000여 명에 불과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광명역을 당초 약속대로 고속철도 시발역으로 만들어 달라.” “우리 고장에도 고속철도 정차역을 만들어야 한다.” 시발역 승격, 정차역 설치, 정차 횟수 증가…. 올해 4월 고속철도 개통 이후 수도권 각 지역에서 노선과 정차역을 둘러싼 민원이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 광명시 등 경기 중서부지역 주민들은 광명역을 고속철도 시발역으로 환원해 달라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고양시, 화성시, 평택시, 서울 영등포구 등도 고속철역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각각의 요구가 해당 지역의 발전을 좌우할 사안들이어서 수도권 주민들에겐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광명역을 시발역으로’=광명 안양 군포 시흥 과천 안산 의왕시 등 7개 지역 시장과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고속철도 영등포역 정차 반대 범시민대책위’는 23일 국회를 찾아 “고속열차의 영등포역 정차를 반대한다”며 “당초 계획대로 광명역을 시발역으로 환원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현재까지 지역 주민 80여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광명역이 시발역으로 조성됐으나 연계 교통수단 부족 등의 이유로 시발역을 서울역(경부선)과 용산역(호남선)에 빼앗긴 데다, 이달 초 서울 영등포구의회가 주민 4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영등포역에 고속열차가 정차하도록 해 달라는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며 국회를 찾아간 것.

이종락 대책위 실행위원장(43)은 “광명역에서 8km가량 떨어진 영등포역에 고속열차가 정차하면 4068억 원을 들여 10만여 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광명역은 무용지물이 된다”며 “신안산선(여의도∼광명)과 경전철(안양∼광명)등 연계철도를 조속히 건설하고 광명역을 본래 목적대로 시발역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양시에서 출발하자’=고속철도 기지창이 있는 고양시 주민들도 현재 하루 16편의 상하행선 고속열차가 떠나거나 들어오는 ‘간이역 수준’의 경의선 행신역을 시발역으로 격상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행신역은 현재 고속전철 하행선 8편, 상행선 8편의 시발 및 종점이다.

최근 구성된 ‘고양시 고속철도 범시민대책위’는 “고양 지역은 국제종합전시장과 파주시 LG필립스단지 등이 들어서면 인구 100만 명이 넘는 경기 북부 중심 도시로 변모한다”며 “인천공항과의 연계도 손쉬워 시발역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지역에도 고속철역을’=주한미군이 이전해 갈 평택시는 고속철 평택역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평택항과 배후도시, 주한미군 이전, 사통팔달 교통망 등을 고려하면 경기 남부지역의 중심지로서 고속철 역사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 건설교통부와 주한미군대책기획단도 최근 평택역 설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화성시도 뒤늦게 고속철역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화성시는 10월 경기 남부역사 유치 신청서를 건설교통부에 제출했으며 현재 5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시는 “화성은 남부지역 어디서나 30분 거리에 있고 광명역과 천안아산역의 중간지역으로 경기 남부 고속철 역사의 최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속철도본부측은 “영등포역 정차나 화성, 평택역 설치는 운행속도와 수익성 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올해 4월 개통한 고속철도는 경부선 8개 역, 호남선 12개 역으로 대전까지 평균 시속 300km 속도로 운행하고 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