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최중기 인하대 해양학과 교수

  • 입력 2004년 12월 24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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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안은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15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섬 주변에는 조석 간만의 차이로 수로가 발달됐고, 육지와 해양에서 유입된 퇴적물이 쌓여 해양 생물의 서식처로 유명하다.

그러나 1970년대 부터 연안개발이 본격화된 이후 오염물질이 대거 유입되고 매립사업이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바다 생태계도 급격히 나빠졌다.

하지만 필자가 최근 2년간 인천시와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지원으로 섬 탐사활동을 벌인 결과 인천 앞바다에 큰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됐다.

연안부두에서 1시간도 안 걸리는 자월도의 경우 섬 둘레에 오염되지 않은 갯벌과 백사장이 널려 있고 통보리사초, 해홍나물, 갯메꽃 등 사구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또 우럭, 농어 등 어류가 풍부하고, 때론 검은 돌고래인 ‘시욱지’도 만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승봉도, 대이작도, 덕적도 , 굴업도, 선갑도, 연평도 등 인천 앞바다에 있는 섬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소이작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도 좋을 검팽나무 군락이 있으며, 무인도인 선갑도는 요새와 같은 암봉과 호리병 모양의 해안이 압권이었다.

섬마다 독특한 문화도 있어 인천이 황해권 해양생태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런 보물과 같은 섬들이 무분별한 개발로 가치를 점차 잃어가고 있어 안타까웠다. 백령도 사곳해수욕장 옆에 방조제를 축조해 건설한 백령호는 생활폐수 유입 등으로 농업용 담수호로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덕적도, 연평도, 대청도 일대의 해저에는 각종 폐어구와 폐어망들이 널려 있었다. 영종도, 용유도, 영흥도의 경우 연안 통합관리계획과 상관없이 공항과 화력발전소 등의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개발 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섬이나 해안의 전체적인 개발 및 보전계획부터 먼저 세워져야 한다. 도서지역에 대한 연안통합관리가 시급한 실정인 것이다.

뛰어난 경관과 우수한 자연생태계를 지닌 인천앞바다의 많은 섬들을 국립공원이나 시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인천이 국제적인 해양생태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시급히 검토돼야 한다.

jkchoi@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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