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5% '秀越性 교육']초등교 저학년부터 영재 발굴

교육인적자원부가 22일 발표한 ‘수월성 교육’ 확대 방안은 하향평준화라는 현행 평준화제도에 대한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잠재성이 뛰어난 학생을 조기 발굴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평준화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우수 학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평준화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배경=평준화제도는 우수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한꺼번에 가르치기 때문에 교육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잠재력이 있는 학생이 평준화제도에 묻혀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빼앗기기 때문에 인재 육성이 어렵다는 것이 평준화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국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뛰어나지만 상위 5% 이내의 성취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최근 경제계에서도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 국민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천재성을 지닌 우수 인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교육부는 평준화제도를 허물지 않고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으로 영재 및 수월성 교육 확대를 선택한 것이다.

안병영(安秉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수월성 교육이란 평준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뛰어난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의미에서 보편성 교육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내용=전체 학생의 상위 1%(약 8만 명)를 영재로 보고 이들을 영재학교, 특수목적고, 영재학급, 영재교육원을 통해 집중 교육한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부산 과학영재학교와 일반학교의 영재학급, 영재교육원 등에서 영재교육을 받는 학생은 전체 초중고교생의 0.3%인 약 2만5000명. 또 과학 외국어 예체능 등 특수목적고에서 약 7만300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상위 2∼5%에 해당하는 우수학생은 현행 일반 학교 내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전체 중고교의 29.1%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2007년까지 50%로 확대하고 영어 수학 교과목을 대상으로 난이도에 따라 학생들이 과정을 선택하는 트래킹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에서 시범운영 중인 ‘대학 과목 선이수제(AP)’ 과정을 확대해 능력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또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초중고교에서 월반이나 조기졸업이 쉽게 이뤄지도록 운영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영재교육기관에 특목고를 포함시켜 과학고를 현재 17개에서 2008년까지 20개로 늘리고 외국어고 등 다른 특목고는 현 수준을 유지하되 전문교과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 사회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계층의 학생이 영재로 선발될 수 있도록 우수 영재를 조기에 발굴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문제점=영재교육이나 수월성교육 대상에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또 다른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열반’ 편성이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는 수준별 이동학습을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실제 교육현장에서 갈등과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