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존증… 수면장애… 국내 연구진 인체 두 비밀 풀었다

  • 입력 2004년 12월 20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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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자 왜 술 못 끊을까?▼

알코올의존증 환자는 폭식증 환자처럼 식욕촉진 호르몬의 분비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가톨릭대 의대 정신과 김대진 교수(38·사진)와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부속 카프병원 정신과 윤수정 전문의(31) 연구팀은 20일 알코올의존증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렐린(Ghrelin)이라는 식욕촉진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전문지 ‘알코올과 알코올리즘(Alcohol & Alcoholism)’ 신년호에 게재된다.

그렐린은 렙틴 뉴로펩타이드Y와 함께 대표적인 식욕촉진 호르몬으로 꼽힌다. 그렐린은 정상인에게서는 배가 고프면 분비가 늘어나고 식사 후에는 줄어들지만 폭식증이나 거식증 등 섭식장애 환자나 비만인의 경우 불규칙하게 분비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알코올의존증 환자 대부분은 배고픔과 무관하게 그렐린의 농도가 항상 높게 유지된다는 점이 관찰됐다”며 “식욕촉진 호르몬 가운데 그렐린과 알코올의 관계를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수면장애 환자 왜 깊은 잠 못들까?▼

국내 연구진이 수면장애 환자가 깊은 잠을 제대로 못자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申喜燮·54·사진) 박사는 “뇌의 시상 부위에 있는 ‘T타입 칼슘채널’ 유전자가 손상되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5일자에 실렸다.

정상적인 경우 깊은 잠에 빠지면 뇌에서 ‘델타파’라는 뇌파가 주로 나오고 이 델타파 생성에 뇌의 시상에 있는 ‘T타입 칼슘채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박사팀은 실제 이 채널의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이 채널을 여닫는 데 관여하는 ‘T타입 칼슘채널’ 유전자를 제거한 돌연변이 쥐를 만들었다.

신 박사는 “‘T타입 칼슘채널’ 유전자는 깊은 잠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몽유병, 야경증 등 수면장애는 이 유전자 조절의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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