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가이드]입시 전문가 4명의 ‘합격 포트폴리오’

  • 입력 2004년 12월 19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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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된 2005학년도 대입은 입시관련 정보가 부족해 수험생들이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대학별로 전형방식도 제각각이어서 수능 성적 못지않게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합격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오랫동안 대학입시를 분석해 온 입시전문가 4명에게 올해 대입 전형의 특징과 전망을 들어봤다.》

▼수능 선택과목 대학별 유-불리 따져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선택과목 간의 유·불리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수리영역은 표준점수 분포가 고득점 수험생에게서 ‘가’형과 ‘나’형 간에 상당한 차이가 난다. 표준점수 141점 이상의 경우 가형 응시자는 482명, 나형 응시자는 1만4065명이나 된다.

표준점수 130점 이상은 가형이 8538명, 나형은 4만2648명이다. 나형의 고득점 수험생이 가형보다 훨씬 많다. 가형과 나형을 동시에 반영하는 대학에서는 수리 가형과 나형 간에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리 가형에 가중치를 얼마나 적용하느냐를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수리 가형에 5% 정도의 가중치를 적용하더라도 수리 나형 응시자가 유리하다. 가중치를 10% 이상 적용할 경우 가형 응시자의 불리함은 거의 없어진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자연계에서 수리 나형 응시자의 지원이 불가능하다.

탐구영역에서도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탐구 각 과목의 원점수를 표준점수나 백분위로 환산할 때 윤리와 한국지리를 선택한 수험생들은 법과사회나 경제지리 및 사회문화를 선택한 수험생에 비해서 불리해졌다.

과학탐구도 생물Ⅰ과 지구과학Ⅰ을 선택한 수험생이 지구과학Ⅱ와 화학Ⅱ를 선택한 수험생에 비해서 불리하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각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에 따라 본인이 선택한 과목이 유리한지, 불리한지 꼭 확인해야 한다.

표준점수에서 언어와 외국어는 57만여 명을 기준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동점자가 많을 수밖에 없고, 탐구 영역은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고득점 수험생들 간에도 표준점수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

▼대학-학과 고를때 성적-적성 꼭 고려를▼

대입 지원전략의 핵심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진학하고 싶은 대학과 모집단위에 합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욕심이 앞서 상향지원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고, 반대로 ‘일단 합격하고 보자’는 식으로 지나치게 하향지원하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불만이 남게 된다.

따라서 대입 전략은 자신의 성적과 적성에 맞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올해 입시에서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따라서 우선 자신의 수능 성적을 토대로 지원 가능한 대학과 모집단위를 선택해야 한다. 지원 전략을 짜기 전에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하고 입시 군별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대학마다 수능 성적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우선 자신의 영역별 조합에 따른 수능 성적 기준 ±5점 내외로 갈 수 있는 대학과 학부를 입시 군별로 3, 4개 정도 선택하고 해당 대학, 학부별로 세부적인 전형 자료와 전형 방법을 분석해야 한다.

학생부는 반영 교과목 수가 많고 석차를 반영하는 대학일수록 학생부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다. 논술이나 구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로 만회할 수 있는 점수는 ±5점 내외로 보면 무난하다.

대학입시는 매년 상황에 따라 의외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대학이나 학부는 합격점이 높아져 안전지원을 하고도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 그러므로 지원하려는 대학의 경쟁률 변화를 끝까지 주시해야 한다.

올해는 대학에 따라 원서접수 마감일이 다르므로 입시 군별로 희망 대학들의 원서 접수 마감일 차이에 따른 지원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

▼상위권 대학 지망자 논술이 당락 좌우▼

수험생은 자신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뒤 어느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를 판단해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다’군에서는 지원할 만한 대학이 마땅찮다. 다군에서 인문계열 상위권 수험생이 지원할 만한 대학은 한두 곳 정도다. 따라서 대부분의 최상위권 대학들이 몰려 있는 ‘가’군이나 최소한 ‘나’군에서 반드시 합격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전형방법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수능 성적이 부족하다면 이를 학교생활기록부나 논술 성적으로 얼마나 만회할 수 있는지도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

가군에서 일부 대학은 학생부의 변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평어를 반영하기 때문에 지원자의 대부분이 만점이라고 봐야 한다. 이런 대학에서는 논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일부 상위권 사립대학은 정시모집에서 내신과 수능 만으로 50%를 우선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논술을 본다. 하지만 내신과 수능 만으로 이들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이 서울대에도 동시 합격할 경우 등록을 포기한다고 보면 실제로는 이들 대학에서는 논술을 치른 학생끼리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논술의 실질 반영률이 높지 않더라도 합격 공헌도는 높아지게 된다.

예년의 경우 수능과 내신만으로 합격권에 들었던 20∼30%의 수험생이 논술 성적으로 당락이 바뀌었다.

탐구영역 성적이 만점이 아니더라도 응시한 과목이 어느 대학에 유리한지를 따져 원서접수 마감일까지 경쟁률 동향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인터넷 접수만 하는 대학 가운데는 원서 마감 시간이 다른 경우가 있으므로 마감일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정보 정보학원장

▼논술-구술면접 지금부터 실전위주 훈련을▼

특정 영역이나 과목의 점수가 낮다고 해서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라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반영 영역이나 영역별 반영 비율 등이 다양하다.

특정 영역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 영역별 점수가 같은 학생들이라도 전형 총점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가지고 높은 점수의 영역을 조합해 각 군별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꼽아보고 영역별 가중치를 고려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수능점수 활용지표로 표준점수를 활용하느냐, 혹은 백분위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점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도 명심하자. 특히 탐구영역의 경우 백분위로 하면 점수차가 더 커진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을 선택하도록 지정하고 있다. 또 가형과 나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대학도 가형에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대학의 경우 수리 나형을 선택해 가산점을 손해보면서 지원하기는 어려우므로 자연과학 계열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수리 가와 과학탐구 영역의 가중치 반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지면서 상위권의 경우 학생부 성적이 예년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학생부 성적이 수능 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석차백분율을 반영하는 대학에서는 더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논술과 구술면접 대비는 이제 실전 위주로 해야 한다. 최근 3년간의 기출문제를 반드시 살펴보고 출제경향을 익혀 놓아야 한다. 논술은 지원 대학의 시간 배분과 분량 등을 확인하고 이에 맞춰 글을 써보는 것이 좋다.

백승한 에듀토피아 중앙교육 평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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