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세월이 가면’ 탄생지 은성주점터 표석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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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1950년대 중반 서울 중구 명동1가(개양빌딩 앞) ‘은성주점’에서 서정적인 선율이 흘러나왔다. 시인 박인환(朴寅煥)이 즉석에서 지은 시 ‘세월이 가면’에 작곡가 이진섭(李眞燮)이 곡을 붙였고 가수 나애심(羅愛心)이 즉석에서 노래를 부른 것. 은성주점은 이처럼 1950∼60년대 문화예술인들이 즐겨 찾는 사랑방이었다.

서울시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이 은성주점 터를 비롯한 시내 문화유적지 8곳에 곧 표석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표석이 설치되는 곳은 △독립운동가인 현상윤(玄相允·1893∼?) 고려대 초대총장 집터(종로구 가회동 1-35 연립주택 앞) △1960년대 대표적인 저항시인 김수영(金洙暎·1921∼1968) 집터(종로구 종로6가 116 서광의료기 부근) △시인 박인환(1926∼1956) 집터(종로구 세종로 147 교보빌딩 옆 주차장 부근) △조선 중기 문인이었던 월사 이정구(月沙 李廷龜·1564∼1635) 집터(종로구 명륜동 4가 성균관대 총동창회 앞) 등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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