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노인’은 빠진 평생학습강좌

  • 입력 2004년 12월 10일 2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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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프랑스 브레스트시의 은퇴자협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평균 연령 65세 이상 노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 협회에서는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전문직 은퇴자 노인들이 엇비슷한 나이의 노인을 돕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법률상담을 비롯해 자산관리에 이르기까지 노인이 노인을 돕는 프로그램이 짜임새 있게 운영되고 있었다. 도움을 받는 노인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학습의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노인 교육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도 2000년 대전 유성구, 경기 광명시, 전북 진안군을 시작으로 경기 부천시, 인천 연수구 등 19개 기초단체가 ‘평생학습도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노인을 위한 학습프로그램은 취약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인천과 경기 부천에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박물관, 문화원, 문화센터 등에서 노인교육프로그램은 찾기 어렵다. 수강생을 끌어들이기 위한 인기 강좌가 일색이다.

최근에는 창업, 재테크 등 관련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강좌 중에는 수강료가 60만원을 넘는 것도 있다. 이런 앞에서 노인들은 또 다른 소외감에 빠진다.

평생학습 도시로 지정된 연수구의 연수문화원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유아 청소년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미생활 강좌가 주를 이루고 있다.

평소 알고 지내던 한 70대 노인은 “새로운 배움을 위해 많은 기관을 찾아다녔지만 젊은 사람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어 수강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진정한 평생학습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태아에서 무덤까지’라는 교육 이념에 맞춘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연령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고 상업성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

김형수 사단법인 한국 삶의 질 연구원 이사 ihspirit@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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