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체감경기 최악… 장기불황 가나

  • 입력 2004년 12월 9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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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4년만에 최저…올 11월 지수 IMF 후보다 낮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기대지수는 86.6으로 지난달(88.0)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의 86.7보다 낮은 수치로 2000년 12월(82.2)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소비자기대지수가 100을 밑돌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월소득 4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의 소비자기대지수는 전달보다 2.7포인트 낮은 88.7로 떨어져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마저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75.5로 2000년 12월(64.3) 이후 가장 낮았다. 또 소비지출, 내구재 소비, 외식 오락 문화 등 3개 항목에 대한 기대지수도 모두 하락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열릴줄 모르는 ‘취업門’…기업 74% “내년초 채용 없다”▼

내년 1분기(1∼3월)에도 기업 취업문은 여전히 ‘좁은 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전국 133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고용사정을 조사한 결과 고용전망지수(EPI)가 ‘100’으로 나타나 올해 4분기 수준(102)을 간신히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한상의가 4분기부터 발표하고 있는 EPI는 기준치 100을 넘으면 해당 분기의 고용이 전 분기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내년 1분기에 신규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업체는 25.7%에 그쳤다. 반면 ‘없다’고 밝힌 업체는 73.8%에 달했다.

또 73.4%는 내년 1분기에 현재 고용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고 13.2%는 올해 4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2.0%는 인력감축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력충원 때의 애로 요인으로는 36.2%가 임금상승을 꼽아 두 분기 연속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경기회복 하반기에나”…기업인 설문 불확실성 문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일 한국의 600대 기업(매출 기준)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5년 기업 체감경기 조사’에 따르면 내년 연간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8.7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연간 BSI가 100 미만이면 해당 연도의 경기가 전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또 지난해 실적과 비교한 올해의 연간 실적 BSI도 62.5로 크게 저조했다.

경기 회복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의 43%가 ‘내년 하반기’를 꼽았으며 41%는 2006년에나 가능하다고 답했다. ‘몇 년간 경기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한 기업도 15%나 됐다.

또 응답 기업의 60%는 ‘경제 불확실성에 의한 심리적 불안’을 내수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으며 경기회복을 위한 방안으로는 ‘정치, 정책적 불확실성 제거’라는 응답이 60%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규제완화(19%) 재정확대(11%) 감세정책(8%) 등의 순이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환율 평균 1000원 예상…LG경제硏 1050원서 하향수정▼

LG경제연구원이 내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종전의 달러당 1050원에서 1000원으로 하향 수정하기로 했다.

LG경제연구원은 9일 ‘원화 절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원-달러 환율을 일단 1000원으로 보고 각종 거시지표 전망치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환율이 달러당 1000원으로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하면 이 요인으로만 내년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145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내년에 단순 원-달러 환율은 14.5%, 실질실효환율은 7.7% 각각 하락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 상대국의 명목환율을 교역량 등으로 가중 평균한 실효환율에 교역 상대국의 물가지수까지 감안해 산출한 환율이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100원 하락한 경우를 가정해 545개 사의 3분기(7∼9월) 실적을 계산해 보니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평균 2.5%포인트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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