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高1 문제해결력 1위]창의력 개선?…과학은 3계단 하락

  • 입력 2004년 12월 7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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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보고서에 나타난 한국 교육의 성적표는 일단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교과서 중심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에만 치중한 나머지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이번 평가 결과를 보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게 교육당국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는 한국 교육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과제도 함께 담겨 있다.

▽문제해결력 세계 1위=한국 학생들은 문제해결력 소양 평가에서 세계 1위로 나타났다.

그동안 우리 학생들이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는데 이번에 최고 수준으로 나오자 교육인적자원부도 놀라는 눈치다.

읽기와 토론을 중시하는 제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일선 학교에서 학습방법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인지 상위 5% 학생의 문제해결력 순위도 평가대상 40개국(영국은 자료 미비로 분석에서 제외) 중에서 평균 686점을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수학은 3위, 과학은 4위로 높은 수준이지만 2000년 평가와 비교할 때 수학은 1단계, 과학은 3단계나 순위가 떨어졌다.

▽수학 흥미도는 하위권=한국 학생들의 수학적 소양은 40개국 중 3위, 상위 5% 학생들도 3위를 차지해 2000년보다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수학 관련 흥미(31위)와 동기(38위)가 하위권 수준이고 수학에 대한 불안감도 높았다.

동양권 학생의 공통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수학을 어렵고 딱딱한 과목이 아니라 즐거운 과목으로 바꿀 수 있는 교수법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학은 순위 하락=한국 학생의 과학 수준은 4위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2000년 1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과학 교육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에선 실험실습을 하다가 중고교에 가면 이론교육에 그치고 있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상위 5% 학생들의 순위가 2000년 5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기는 했지만 과학고 활성화 등 우수학생들을 위한 수월성(秀越性) 교육을 보완해야 한다.

▽남녀 성취도 차이=문제해결력, 읽기, 수학, 과학 등 4개 영역에서 읽기를 제외하고 모두 남학생의 성취도가 여학생보다 앞섰다.

특히 수학 과학에서 남녀의 성취도 차이가 세계 2위였다. 여학생들이 그만큼 수학 과학을 싫어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공대 자연대 등 여학생들이 진학을 꺼리는 분야에도 여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초중고교 단계에서부터 여학생 친화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홍콩 돌풍=이번 평가에 처음 참가한 홍콩이 돌풍을 일으켰다. 수학 1위, 문제해결력 2위, 과학 3위, 읽기 10위다.

핀란드 일본도 늘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PISA는 어떤 평가인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평가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학교 교육 과정에 근거한 지식보다는 실생활에 필요한 응용력을 점검하는 PISA와 교육 과정의 학업성취도를 주로 평가하는 ‘수학과학성취도 국제비교연구(TIMSS)’다. PIS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의무교육이 종료되는 시점인 만 15세 학생을 평가하고, TIMSS는 만 13세(중2)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PISA는 3년 주기로 실시되며 2000년 OECD 31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을 평가했다. 2003년에는 41개국 학생 28만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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