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부정 수사 확대]‘언어’ ‘사탐’ 등 표시된 메시지 전면조사

  • 입력 2004년 11월 30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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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부정 파문의 끝은…휴대전화 메시지를 이용해 수능 답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수험생(왼쪽)이 30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사무실로 수사관계자와 함께 들어서고 있다.-남승우기자
수능 부정 파문의 끝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이용해 수능 답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수험생(왼쪽)이 30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사무실로 수사관계자와 함께 들어서고 있다.-남승우기자
경찰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뤄진 각종 부정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에 착수해 이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3대 통신사의 문자메시지 중 객관식 답안과 유사한 메시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데 이어 30일 한글 및 영문이 포함된 문자메시지로 수사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은 각종 부정행위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는 여론을 적극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수능 부정 규모 얼마나 될까=경찰이 문자가 일부 포함된 문자메시지도 수사하기로 함에 따라 5지선다형 문자메시지 외에 ‘언어’ ‘사탐’ ‘홀수형’ ‘짝수형’ 등의 문자가 일부 포함된 문자메시지가 수사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앞서 경찰은 수능 정답으로 추정되는 문자메시지로 추정되는 550여건을 통해 부정행위 의심을 받고 있는 82명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또 기존 SK텔레콤과 LG텔레콤 외에 KTF가 제공한 문자메시지 1만2000건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미심쩍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적인 부정이 이뤄진 광주의 경우 답을 송신해 주는 이른바 ‘선수’들은 숫자로만 구성된 답안을 ‘중계조’에 보냈지만 중계조는 답안 앞부분에 ‘수리’ ‘언어’ 등 문자를 포함시켜 답안을 ‘수혜조’에 다시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중계조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숫자 메시지 검색에서 밝혀지지 않은 부정행위자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수사 상황과 전망=경찰은 이미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상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휴대전화 가입자의 주거지 등 인적사항을 각 이동통신업체로부터 넘겨받은 상태다.

경찰은 부정행위에 직접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은 수험생 중 서울에 거주하는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소환조사를 마쳤다. 또 나머지 번호 가입자들에 대해서는 부모 등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감안해 가구별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이날 ‘문자+숫자’ 부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으나 과연 이에 대한 수사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대부분의 이동통신사들은 문자메시지 중 앞부분의 숫자 6개나 한글 3자만 보존할 수 있는 6바이트(byte) 분량의 메시지만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문자+숫자’를 통한 부정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확인 가능한 메시지 내용은 예를 들어 ‘수리12’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문자+숫자’에 대한 수사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하지만 경찰은 이와 별도로 광주에서처럼 외부에 중계조를 두는 등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는지 등에 대해서도 중점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사이버수사대의 수사 결과 일부 지역의 경우 1명이 6명에게 답안을 전송한 사례가 밝혀지는 등 중계조의 존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조직적인 수능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확실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관련 수사대상자
지역유형그룹수사대상자처리
광주휴대전화 부정행위4개 그룹 183명14명 구속
대리시험1개 그룹2명2명 구속
휴대전화 부정행위 추가 연루자7개 그룹29명조사 예정
서울휴대전화 부정행위 추가 연루자4개 그룹10명조사 예정
충남휴대전화 부정행위 추가 연루자2개 그룹4명조사 예정
전북휴대전화 부정행위 추가 연루자8개 그룹39명조사 예정
합계

26개 그룹267명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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