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민선 3기 광역단체 점검/<下>경북도

  • 입력 2004년 7월 7일 2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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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틀’을 바꾸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은 경북도. 이의근(李義根) 경북지사는 “마지막 2년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1993년 관선 도지사를 시작으로 1995년 민선 1기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도정(道政)을 이끌고 있는 이 지사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3선 지사로서 안정감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외자유치 등에 성과를 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소신과 과감한 결단력 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는 “10년 동안 경북 발전의 틀을 새로 짜는 데 발버둥치다시피 했다”고 밝혔다.

경북의 새로운 틀이란 농어업 지역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탈피해 첨단산업도시와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변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민선 1기가 시작되던 1995년 ‘신 경북비전’이라는 두툼한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 경북의 미래를 설계한 이 책은 여전히 도정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에는 기업하기 좋은 지역과 첨단산업벨트 조성 계획 등이 들어있다.

최근 들어 경북지역에 굵직굵직한 외자 유치가 성사되는 것도 10년 전에 세운 계획을 꾸준히 실천한 데서 나온 결실이라는 것.

그는 투자유치에 대해 “어떤 기업이 특정 지역에서 마음 놓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 지역은 틀림없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며 “경북은 정신문화적 전통이 풍부하고 자연경관도 좋아 오히려 첨단산업이 꽃필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북의 잠재력을 찾아내고 하나씩 실현시켜 나가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외부적 성과와는 별개로 정작 조직 내부적으로는 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랫동안 조직을 장악하면서 순종적인 간부들에게 둘러싸여 ‘지사만 있고 참모는 없다’는 얘기다.

또 예산을 직접 집행하고 대규모 사업 등을 자체 추진하는 대구시와는 달리 관내 23개 기초자치단체를 지원하는 역할이 대부분인 경북도의 수장으로서 ‘몸조심’만 하면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과감한 결단보다는 ‘안전운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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