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취임 1년 대구대 이재구 총장

  • 입력 2004년 7월 1일 2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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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학생감소 현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10년 뒤 현재의 학생 수가 절반 정도 줄어든다는 예상으로 대학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CEO(최고경영자)형 총장’이라는 기대를 모으면서 지난해 7월 취임한 대구대 이재규(李在奎·56) 총장은 1일 “지방대학들이 학생 수 감소라는 ‘큰 파도’를 얼마만큼 극복하느냐에 운명이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학생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 대처하려면 대학의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재정은 한계가 명확하고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우선 현 상태에서 비효율적인 측면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5층짜리 본관 건물의 구조를 확 바꿨다. 2층에 있던 총장실을 없앴고, 1∼3층은 학생들을 위해 카페와 박물관 등으로 꾸몄다.

포화 상태였던 중앙도서관 문제도 신축하는 대신 자료를 각 단과대별로 분산시키는 방법으로 개선했다. 기존 건물을 재활용하고 건물 신축을 억제함으로써 절약한 예산은 90억원에 이른다.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어정쩡한 용도의 공간이 적지 않아요. 활용비율을 계산해 사무 공간은 최대한 줄이고 학생들을 위한 강의실이나 세미나실 등으로 바꿀 필요가 있지요. 대학운영의 모든 측면을 학생 중심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정보통신원 건물에 서너평 규모의 총장실을 마련했지만 이곳에서 지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총장이 사무실에서 서류 결재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대신 교내 곳곳을 찾아다니며 ‘현장 결재’를 하고 있다.

총장의 일정과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교무위원회 회의결과, 법인 감사결과 등은 교내 전산망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고 교수들의 연구를 독려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수들의 과제당 연구비를 4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높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1년 동안 국내외 기업 등을 찾아다니며 대학의 비전을 보여주고 33억원의 발전기금을 모금했다. 또 기업의 사외이사와 특강, 기고 등 외부활동으로 매달 얻는 개인수입 1000여만원도 모두 학교에 기부하고 있다.

세계 최고 기업의 경영에 관한 책을 왕성하게 펴내고 있는 이 총장은 “대학운영도 기업경영과 다를 바 없지만 대학에는 전반적으로 경영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다”며 “지방대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대학운영 방식부터 ‘저비용 고효율’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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