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추적/外港시대 여는 인천항… 제2도약 꿈꾼다

  • 입력 2004년 6월 23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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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이 7월부터 외항(外港)시대를 연다.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은 남항에 3만t급 1개 선석(船席·배를 댈 수 있는 곳)의 부두공사를 마치고 7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이 터미널은 외자유치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건설한 컨테이너 전용 부두로,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과 싱가포르항만공사 및 ㈜선광이 공동 운영한다.

ICT의 가동은 화물과 컨테이너선들의 고질적인 적체현상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인천항이 제2의 도약을 맞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월3일 원일해운 소속 2만8000t급 컨테이너선이 첫 입항해 1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 화물을 처리한다.

2001년 8월 공사에 들어간 ICT는 연간 최대 40만TEU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으며 3만평 규모의 야적장을 갖추고 있다.

ICT는 2007년 2단계, 2009년 3단계 공사를 통해 2개 선석부두를 추가로 건설해 모두 120만TEU 화물을 처리할 계획이다.

남항에서는 또 ㈜선광이 연말까지 1만8000t급 부두를 개장한다. E-1(옛 LG칼텍스 가스)도 부두건설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컨테이너 부두가 본격 가동되면 중국교역에 물꼬를 틀 것 보인다. 또 그동안 부산항, 광양항을 통해 처리됐던 수도권 화물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CT 손달원 관리팀장(41)은 “ICT는 24시간 운영체계를 갖춰 중국교역의 전진기지는 물론 향후 개성공단 물류수송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항만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존 내항에서 처리하던 컨테이너 물동량을 그대로 옮겨와 처리하는 수준이면 외항시대 의미가 퇴색된다”며 “컨테이너 물량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성패여부가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와 인천상공회의소 등 관계기관은 9월경 중국 다롄(大連), 칭다오(靑島) 등지로 포트세일에 나선다.

인천시 항만공항지원과 김병규 과장은 “9월과 내년 초 외국에 나가 컨테이너 전용부두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활한 물류수송을 위한 도로 개설이 늦어지면서 외항시대의 출범을 막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당초 7월 개통 예정이던 남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인근의 인천항 연안문에서 인항로를 연결하는 승용차 전용도로가 내년 초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승용차와 화물차가 뒤엉키고 있는 축항로의 만성 정체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와 인천해양청은 30억원을 투입해 인천항 연안문∼남문∼인항로를 연결하는 총 연장 1.57km, 폭 10∼35m 승용차 전용도로를 신설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남항∼연륙교∼해안도로(옛 번개휴양소)로 이어지는 총 4.7km 컨테이너 전용도로도 연륙교에 대한 설계비(12억원)만 책정된 채 도로 개설이 늦어지고 있다.

경실련 김송원 사무국장은 “배후도로의 개설이 늦어지면 제2의 물류대란이 예상되는 만큼 시와 해양수산부가 신속히 도로 개설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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