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독립운동가 안재홍선생 생가 찔끔보수에 상태 더 악화

  • 입력 2004년 6월 2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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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기념물 제135호 민세 안재홍 선생의 생가를 지키고 있는 큰며느리 김순경씨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생가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남경현기자
경기도기념물 제135호 민세 안재홍 선생의 생가를 지키고 있는 큰며느리 김순경씨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생가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남경현기자
“무슨 보수공사를 해마다 하긴 하는데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요.”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언론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민세 안재홍(民世 安在鴻·1891∼1965) 선생의 생가를 지키고 있는 큰며느리 김순경씨(82)의 하소연이다.

경기 평택시 고덕면 두릉리 안 선생의 생가는 1992년 경기도기념물 제135호로 지정됐다.

김씨는 2001년 서울에 있는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이곳에 내려와 생가를 지키고 있다.

1일 찾은 안 선생의 생가는 평택시에서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여러 차례 복원 및 보수공사를 했지만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생가 사랑채는 관리가 안 돼 여기저기 흉한 모습이었다. 안 선생의 초상화와 각종 사진, 기념물 등이 전시돼 있는 사랑채의 마루와 문틀은 아귀가 제대로 맞지 않아 삐거덕거렸다.

새것으로 교체한 마루바닥은 널빤지 수준으로 기존의 마루와 색상과 질감이 달라 부자연스럽게 보였고 쇠못을 박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씨가 살고 있는 안채 역시 문짝 등이 제대로 맞지 않아 밤에 자리에 누우면 문틈 사이로 별이 보일 정도.

지난해 4700만원을 들여 한 조경공사는 소나무 단풍나무 철쭉 등 20여 그루와 꽃나무를 심은 게 전부. 그나마 한 겨울에 심은 매화나무와 소나무는 이미 말라죽었다.

경기도의 예산 지원을 받은 평택시는 2001년부터 해마다 복원공사를 해 왔다. 3년간 들어간 예산만 1억5000만원이다. 올해는 안채 공사를 한다며 9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김씨는 “복원공사 한다고 돈만 갖다 쏟아 부었지 제대로 된 공사가 하나도 없고 해마다 몇 개월씩 하는 공사 때문에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한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택시는 “더 많은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한꺼번에 모든 공사를 하면 좋겠지만 예산을 세우는 데 애로가 많고 문화재 보수는 생각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1950년 9월 납북된 안 선생은 3·1운동을 비롯해 대한청년외교단, 조선어학회, 건국준비위원회 등에서 활동을 했고 조선일보 사장을 지냈다. 1989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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