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어학연수 가이드]영어 체험 “열려라 입… 뚫려라 귀”

  • 입력 2004년 5월 31일 17시 33분


코멘트
여름 방학을 앞두고 유학원과 어학원 등이 단기 해외 어학연수에 참가할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업계는 연간 1만5000여명이 단기 해외 어학연수를 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단기 해외 어학연수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다른 나라 문화를 체험하고 어학에 흥미를 갖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해마다 참가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단기 해외 어학연수에 참여하길 바라는 학생과 학부모는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고를 때는 주관 기관과 교육 시설,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 선택해야=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대개 3, 4주 가량 진행되며 비용은 300만∼400만원 선이다.

참가 희망자들은 우선 믿을만한 알선업체를 골라야 한다. 유학원이나 어학원 등은 연수를 가는 해당 국가의 문화원이나 교육 기관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계 기관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는 Nacel Open Door와 CHI한국지사가 미국 국무부로부터 교환방문 프로그램을 위임받아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는 해외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인 CSIET가 있다. 알선업체가 미국 기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해당 기관이 CSIET의 감독을 받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CSIET 홈페이지(www.csiet.org)를 방문해 ‘2004, 05 Organization List’를 클릭하면 관련 기관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full’은 완전 승인 기관, ‘Provisional’은 잠정적 승인 기관, ‘Conditional’은 조건부 승인 기관을 의미한다.

또 알선업체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프로그램 운영 경험이 얼마나 되는지, 이전 참가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관련 기관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밝히는 곳일수록 믿을만한 업체일 확률이 높다.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와 함께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 교사가 동행하는지 등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중소 도시가 낫다=어학연수 프로그램은 알선업체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크게 현지 가정에서 생활하는 홈스테이와 학교 기숙사나 영어 연수기관에서 지내는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홈스테이는 현지인과 접촉 기회가 많아 영어를 배우고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지 가정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연수 기간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한다. 미국은 국가 홍보 차원에서 정부가 법률로 정해 무료 홈스테이를 실시하고 있다. 홈스테이에 참가하는 가정은 자원봉사 차원이나 문화교류 등의 목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 영국 호주의 홈스테이는 유료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면 한국 학생들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홈스테이에 비해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영어를 익힐 기회는 줄어든다. 한국 동포들이 많으면 한국어를 쓸 기회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대도시가 아닌 중소 도시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고르는 것이 좋다.

▽수업 형태=참가자들이 현지 공립학교의 수업에 참여하는지,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을 빌려 따로 수업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현지 공립학교의 정규 수업에 참여할 경우 한 반의 한국인 학생 수는 2∼4명 정도가 적당하다. 어학연수 기관이 학교나 공공시설을 빌려 직접 운영하는 경우, 한 반의 학생 수가 15명이 넘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운영방식에 따라 하루 종일 수업하는 ‘Full School’과 오전에 수업하고 오후에 지역 관공서 등을 방문하는 ‘Half School’이 있다.

ENI국제교류센터 민우기 대표는 “프로그램이 영어 교육 위주로 짜여져 있는지, 문화 체험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지를 파악해 자녀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하고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어학연수는 기본적으로 문화 체험의 의미를 함께 갖고 있는 만큼 인근 지역 관광이나 각종 기관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지만 크루즈 관광 등 비싼 관광 상품을 끼워 넣어 비용 부담을 주지 않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학연수 즐기기=단기 해외 어학연수를 통해 영어 실력이 월등히 향상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어학연수는 영어가 생활에 필요한 도구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영어를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어학연수를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외국인을 직접 만나 두려움 없이 이야기해 봄으로써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수확이다.

부모는 자녀가 연수를 떠나기 전 단체 생활이나 외국 현지 가정에서 생활할 때 유의할 사항에 대해 차근차근 알려주는 것이 좋다. 방 정리 등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스스로 하고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친구들과 몸싸움 식의 장난을 하지 말라고 충고해 주자.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겨누거나 손가락질을 하면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홈스테이를 하는 경우 현지인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돈을 내고 생활한다는 생각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지내도록 한다.

CHI한국지사 장동윤 과장은 “해외 연수를 갔을 때 부모와 지나치게 자주 연락하면 현지에 적응할 수 없고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모와의 연락은 현지 도착 후, 연수 진행 중, 귀국 전 각각 1회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꼼꼼한 사전준비가 성공 비결▼

효율적인 어학연수를 위해서는 꼼꼼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연수자가 초등학생이라면 부모는 더욱 세심하게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연수 주관기관은 대개 출발 전 필요한 사항을 미리 공지하므로 이를 잘 확인해야 한다.

①홈스테이를 할 경우 떠나기 전부터 현지에서 머물 가정과 미리 연락을 해 친분을 쌓아두자. 외국인 가정은 백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②연수하려는 해당 국가의 식탁 예절을 미리 익히자.

③음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자. 연수기간에 현지 음식에 적응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굳이 김치나 고추장을 먹어야 한다면 현지 가정의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④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를 반드시 확보하자. 휴대전화 로밍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이 요즘 크게 늘었다.

⑤복용할 약이 있으면 영문 처방전과 함께 약 봉투나 약병에 약품 내용을 기록해 갖고 가도록 하자.

⑥사용빈도가 많은 중요한 영어회화는 메모장에 적어 가자.

⑦홈스테이 가정이나 교사에게 줄 간단한 기념품을 준비하자.

▼이렇게 하면 학습효과 100%▼

단기간 어학연수로 영어 실력이 급격히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는 갖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적극적인 자세로 연수에 참가하면 짧은 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해외 어학연수에 참가할 때 필요한 자세를 알아보자.

①외국어를 배우러 가는 것이므로 현지 외국인들과 가능한 한 많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손짓 발짓을 해서라도 의사소통을 해 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절대 주눅 들지 말고 배짱을 갖고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②현지 언어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③홈스테이를 할 경우 현지 가족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고 여러 가지 활동에도 가능한 한 꼭 참여해 영어를 사용하고 현지문화를 접할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한다.

④한국에 관한 홍보책자나 비디오테이프, CD롬 등을 가져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해 주는 것도 좋다.

⑤연수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현지 외국인과 교제가 이어질 수 있도록 편지나 e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좋다. 연수를 다녀온 학생 가운데 현지 외국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한국에 초청하는 등 친한 친구로 지내는 경우도 많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